후반 들어 2주가 지났지만 순위싸움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2위 두산과 6위 넥센은 3.5게임 차. 그 사이에 롯데-SK-KIA가 포진해 있다. 이들 5개 팀 중 3개 팀이 4강 티켓을 딸 가능성이 큰 상황. 60%의 확률이라면 과연 어느 팀이 유리할까.
팀 당 40경기+α를 남긴 시점. 선발진이 강한 팀이 최후에 웃을 공산이 크다. 왜 그럴까. 어느 팀 선발이 더 셀까.
▶왜 선발 야구인가
선발 야구는 '예측 가능한 야구'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다. 선발진이 안정되면 벤치의 '계산'이 가능해진다. 올인해 볼만한 경기와 그렇지 않을 경기가 확실해진다. 불펜을 무리하지 않고 계획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반대로 선발이 들쑥날쑥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몇 안되는 필승선발 카드를 낸 경기는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불펜이 경기 초반 일찌감치 투입된다.
아예 포기하기도, 선뜻 달려들기도 힘든 애매한 림보 상태. 지든 이기든 출혈이 크다. 불펜에 큰 부담이다. 매 경기가 중요한 시점이라 조바심에 무심코 저질러버린 불펜 소모는 자칫 긴 연패로 이어질 수 있다.
▶두산 KIA는 UP,넥센 롯데는 DOWN
후반기 주목받는 선발 야구 두 팀은 두산과 KIA다.(한화도 매우 인상적이지만 논의를 5개 팀으로만 좁혀보자) 두산 선발진은 후반 12경기 평균자책점 2.40(4승2패)으로 1위다. KIA 선발이 12경기 2.85(6승3패)다. 두산은 니퍼트 김선우 이용찬 노경은으로 이어지는 4선발이 확실하다. 여기에 김승회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KIA 역시 윤석민 서재응 앤서니 소사 김진우로 구성된 5선발이 확실하다. 최근 10연속 퀄리티스타트도 기록했다.
반면, 넥센(3승8패, 5.46), SK(3승3패, 3.97), 롯데(3승6패, 3.74)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넥센은 최악이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고는 확실한 선발이 없었는데 밴 헤켄마저 옆구리가 아파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4일 LG전에 선발 합류, 눈부신 호투를 펼친 강윤구와 김영민의 젊은 선수 활약이 희망.
SK도 마리오의 부상 이탈로 로테이션이 크게 흔들린 이후 이제야 가까스로 복구에 성공했다. 일말의 불안감은 있지만 채병용의 가세가 큰 힘.
롯데의 고민도 선발진에 있다. 송승준 사도스키 고원준 등 해줘야 할 선수들의 슬럼프가 길다. 유먼과 이용훈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기존 3명 선발이 계속 부진할 경우 뜻밖의 위기가 올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