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비만인의 고민이 더 크다. 얇고 노출이 심한 옷 때문에 비만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비만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되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래서 비만을 막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수없이 쏟아진다.
지난 2일 외신을 통해 전해진 뉴스도 그중 하나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과대학의 이르판 로디 박사가 섭취된 음식으로부터 지방을 만드는 효소인 지방산 신타제(FAS)를 억제하면 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온라인 과학뉴스 전문지 피조그 닷컴이 보도했다.
로디 박사는 쥐를 유전조작해 지방세포에서 이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게 한 결과, 지방이 많은 먹이를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쥐들은 고지방 먹이 섭취량은 같았는데도 다른 쥐들에 비해 훨씬 많은 지방을 연소시켰는데, 그 이유는 백색지방(white fat)이 갈색지방(brown fat)과 비슷한 조직으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갈색지방 유사조직은 갈색지방의 유전적 특성을 지니면서 갈색지방과 똑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지방조직에는 지방을 저장해 체중을 증가시키는 백색지방과 지방을 연소시켜 체중증가를 억제하는 갈색지방 두 가지가 있다. 이중 갈색지방은 태아와 신생아 때만 존재하고 성인이 되면 거의 없어진다. 따라서 성인의 지방조직에는 대부분 백색지방만이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백색지방이 갈생지방으로 바뀐다면, 비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실험이 비만을 막는 방법으로 발전할 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동물 실험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 백색지방이 체중을 늘리고, 갈색지방은 체중을 줄인다는 연구는 새로운 게 아니다.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나우비클리닉 윤장봉 원장은 "이런 종류의 연구가 발표된 뒤에는 그 효능을 찾기 어렵다는 다른 연구진의 반박이 되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로디 박사의 연구가 비만을 막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