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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번개 볼트, 100m 이어 200m 정상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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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세계 정상에 다시 한번 우뚝 섰다. 각종 루머와 부상 악재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에서 물러나는 듯 했다. 그러나 볼트는 6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끝난 남자 100m 결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9초63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볼트는 트랙을 돌며 땅바닥에 키스를 했고, 트레이드마크인 번개 세리머니를 관중들에게 선보였다.

볼트의 가장 큰 단점은 스타트.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실격했던 이유도 부정 출발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번의 실수는 없었다. 볼트는 '탕' 소리와 함께 용수철처럼 튕겨 나갔다. 스타트 후 15걸음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여유있게 골인했다. 출발부터 결승선까지 총 41걸음(스트라이드)으로 끝냈다. 세계 신기록(9초58)을 세웠던 지난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당시의 40걸음에는 약간 못 미쳤으나 베이징올림픽 때와 맞먹는 보폭을 보였다.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음을 보여 준 셈이다. 선천적인 척추 측만에 의한 다리 근육통은 그의 고질이다. 경쟁자들의 실력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훈련 파트너인 요한 블레이크(23·자메이카)에게 정상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볼트는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런던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볼트는 1984년 LA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100m를 석권한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에서 이 종목을 2회 연속 우승하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다음 목표는 200m다. 볼트의 주종목이다. 스타트가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긴 다리 때문에 100m에선 늘 스타트가 문제였다. 대구 세계대회에서는 100m 실격의 아픔을 딛고 200m에서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19초19)에 약간 모자란 19초40의 기록으로 정상을 재확인했다. 200m에선 경쟁자가 없다. 사실상 금메달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100m에서 이미 금메달을 획득, 심리적으로도 편안하다.

따라서 200m에선 금메달 보다는 신기록 수립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00m에서 보여준 기록을 살펴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볼트는 100m에서 세계신기록은 작성하지 못했으나 자신이 4년 전 베이징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을 0.06초 앞당긴 9초63의 올림픽 신기록을 내고 타이틀을 방어했다.

특히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 우승 당시 9초58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3년 만에 볼트가 9초6대를 뛰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볼트는 2010년과 지난해에는 100m 최고기록이 9초82와 9초76에 머물렀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에서 세계기록에 0.05초 모자란 좋은 기록을 내며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200m에서 신기록 달성을 기대하는 이유다.

200m 결선은 10일 오전 4시55분에 벌어진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