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런던] 1위 어려워진 스페인, 3위 노리는 건 어떨까?

by

2012 런던 올림픽 남자농구는 과거의 올림픽에 비해 흥미롭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일부 상위권 후보 국가들과 그 외의 국가들의 전력 차이가 굉장히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특히 세계랭킹 1위 미국의 우승과 2위 스페인의 준우승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8월 4일에 열린 리투아니아와의 조별 예선 4번째 경기에서 고전 끝에 승리하긴 했지만, 여전히 4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A조 1위 자리는 미국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강력한 준우승 후보였던 스페인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중국과 호주를 상대로 가볍게 2연승을 챙길 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세 번째 경기에서 개최국 영국에 79-78로 힘겹게 승리하며 불안감을 내비쳤고, 결국 8월 4일에 열린 러시아전에서 74-77로 패하며 순식간에 조 3위로 내려앉았다.

앞으로 스페인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3승 1패로 동률인 2위 브라질을 상대하게 되며, 1위 러시아는 4위 호주와 맞붙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러시아가 호주에 패할 확률은 희박하기에, 스페인이 브라질을 잡는다고 해도 러시아의 1위 자리에는 변동이 생기지 않을 확률이 높다.?

애초에 스페인은 B조의 강력한 1위 후보로 불리며 결승행이 유력해 보였다. A조 1위와 B조 1위는 8강에서 다른 대진표에 위치하게 되고, A조 1위가 유력한 미국만 피하면 다른 국가들 중에서는 스페인을 위협할만한 팀이 없을 것이라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스페인의 희망사항과 다른 쪽으로 흘러갔다. 스페인의 B조 1위는 현실적으로 힘들어졌고, 스페인은 조별 예선 순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브라질을 상대로 전력을 다해서 승리하며 2위를 노릴 것인지, 브라질전을 컨디션 조절 정도로 생각하고 조 3위를 노릴 것인지.

물론 높은 순위로 올라가야 반대편 조에서 조금이라도 하위권 팀을 만날 수 있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8강부터의 조 편성을 보면 ?왜 이러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우선 B조 2위로 8강에 올라갈 경우 A조 3위와 맞붙게 된다. 현재로서는 프랑스에 발목을 잡힌 세계랭킹 3위 아르헨티나가 A조 3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기에, 메달 후보였던 스페인과 아르헨티나가 일찌감치 8강에서 맞붙게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만약 스페인이 준결승에 오를 경우 A조 1위와 B조 4위 경기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 A조 1위는 미국이 유력한 상태고 미국이 준결승에 오를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올림픽 본선 직전에 열린 평가전에서 스페인은 미국에 78-100으로 대패를 당했었기에, 객관적으로 스페인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스페인이 3위로 8강에 진출할 경우, 스토리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8강에서 A조 2위가 유력한 프랑스와 맞붙게 된다. 프랑스가 아르헨티나에 승리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스페인으로서는 아르헨티나보다 유럽 선수권대회에서 승리했던 프랑스가 상대하기에 손쉬울 수 있다.

스페인이 만약 8강에서 승리하면 준결승에서는 ?B조 1위와 A조 4위 경기 승자와 맞붙게 된다. 그럴 경우 B조 1위가 유력한 러시아와 준결승에서 리턴 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비록 스페인이 러시아에 패하긴 했지만, 반대편 조에 있는 세계 최강 미국과 준결승에서 맞붙는 것보다는 러시아와 리턴 매치를 펼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렇기에 스페인이 조금 더 좋은 결과를 원한다면, B조 2위보다는 3위를 차지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스페인이 러시아에 발목을 잡히며, 8강과 그 이후의 대진표가 흥미로워진 2012 런던올림픽 남자농구. 호주가 ?러시아에 승리하지 않는 한 스페인은 조별 예선에서 2위나 3위를 차지하게 된다. 스페인은 과연 마지막 브라질전에 올인 하며 2위로 8강에 올라 미국과 같은 라인을 타려 할까, 아니면 조 3위를 기록한 후 미국과의 결승 대결을 노리려 할까?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