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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경고 털어버린 '철퇴왕'의 묘수, 수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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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24)은 수원전을 대비한 '비밀병기'나 다름없었다.

김신욱은 지난달 25일 부산전(0대1 패)에서 고의적인 지연 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의아했다. 경기 막판 팀이 0-1로 뒤진 상황이었다. 빨리 날카로운 코너킥을 문전에 배달해 동점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김신욱은 코너킥을 찰듯 말듯 시간을 끌었다. 결국 경고를 받았다.

'철퇴왕' 김호곤 울산 감독의 묘수였다. 이미 경고 2개를 안고 있는 김신욱을 5일 수원전에 출전시키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었다. 부산전에서 경고를 한 장 더 받아 깨끗하게 털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김신욱이 대전전에서 거친 플레이에 휘말리지 말란 법이 없었다. 경고라도 받을 경우 김신욱은 수원전에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게 된다. 3위 탈환이 걸려있는 대결에서 김신욱은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다. 그래서 애초에 싹을 잘라버리는 게 나았다.

대전을 얕보는 것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대전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 팀 상황에 맞게 최적의 조합을 꾸리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신욱이 결장하면 새로운 공격수들이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생긴다. 김 감독은 "하피냐를 연습 경기가 아니라 실전에서 투입하는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하피냐를 처음부터 투입해 마라냥과 호흡을 맞춰볼 수도 있고 서로 출전 시간을 다르게 조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묘수는 딱 들어맞았다. 경고 부담을 던 김신욱은 펄펄 날았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43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2-2로 동점이 된 후반 16분에는 김신욱이 다이빙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멀티골을 폭발시킨 김신욱의 활약에 울산은 13승6무6패(승점 45)를 기록, 수원(13승5무7패·승점 44)을 제치고 3위로 뛰어 올랐다.

한편, 15경기 연속 무패(13승2무) 행진을 달리던 전북은 홈 경기에서 대전에 덜미를 잡혔다. 후반 19분 케빈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그러나 전북 16승5무4패(승점 53)로 FC서울(15승7무3패·승점 52)에 승점 1 앞선 리그 선두를 지켰다. 포항은 성남에 기분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5분 성남의 자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노병준과 박성호의 멀티골을 앞세워 세 골을 터뜨리며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