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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화 감독이 밝힌 김태균 체력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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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렇게 많이 나가는데 안 힘들겠어?"

2일 잠실구장. LG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의 화제는 역시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전날 경기서 홈런 1개 포함 5타수 5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이 4할1리(272타수 109안타)가 됐다. 지난달 18일 대전 삼성전 이후 14일만에 4할 타율에 복귀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이날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몸이 안 좋아도, 아무리 날이 더워도 땀을 뻘뻘 흘리며 배팅훈련을 소화하던 특유의 근성 있는 모습은 사라졌다. 김태균은 경기 전 링거를 맞고 휴식을 취했다.

한 감독은 "사실 장염 증상이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됐다. 운동장 나오기 전에 병원도 갔다 왔다. 그런데 아프다고 힘 빼고 치니 5안타를 치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병훈 KBS N 해설위원은 "아프지만 았았으면, 5안타 중에 3개가 홈런이었겠다"며 거들었다.

대화 도중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인 오선진 이야기가 나왔다. 오선진은 현재 붙박이 1번타자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런데 한 감독이 갑자기 이 위원과 취재진에게 "김태균이 왜 체력적으로 힘들었는지 알아?"라고 질문을 던졌다. 한 감독은 "그동안 김태균이 톱타자로 나간 게 한 두번이 아니잖아"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김태균은 부동의 4번자다. 왜 톱타자라고 말한 것일까. 오선진이 1번타자로 자리잡기 전, 한화는 테이블세터가 출루가 안돼 1회가 삼자범퇴로 끝나는 일이 많았다. 김태균이 2회 선두타자로 나서 다시 1번타자 역할을 하기 일쑤였다. 이런 일은 경기 중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 감독은 7월 초 김태균에게 "태균아, 1번타자 한 번 쳐볼래?"라고 농담을 건넨 적이 있다. 김태균은 이에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네, 감독님 지시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한 감독의 1번타자 제안은 농담이었지만, 그렇게 대답한 김태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가슴이 더 아팠다.

이 위원이 또다시 한 감독을 거들었다. 이 위원은 "김태균의 에버리지(타율)가 높은 이유가 있다. 1번타자니까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해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했다. 실제로 김태균은 타율 뿐만 아니라 출루율(4할8푼9리)도 부동의 1위다.

한 감독은 이에 "절반은 살아 나갔다는 소리네"라며 "그런데 태균이 발이 느리니, 연속안타가 나와도 홈에 못 들어오고 저기 서있다. 안타가 안 나오면 계속 1,2루를 왔다 갔다 해야 된다. 수비 시작할 때까지 그라운드에 서있을 때도 있다. 이러고 안 힘드면 사람이겠나"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태균의 체력 문제, 결국 한화의 고질적인 약점과 관련이 있었다는 게 한 감독의 진단이다. 이제 오선진이 1번타자로 자리잡았으니, 이 문제가 해결될까. 계속되는 폭염만 넘어선다면, 꿈의 4할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