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이 타율 4할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18년만에 8월에 4할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김태균은 1일 잠실 LG전에서 5타수 5안타의 맹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3할9푼에서 4할1리로 끌어올렸다. 타격, 최다안타, 출루율 1위다. 잠시 주춤했던 타격감을 되살리며 '잠영'을 중단하고 다시 4할 수면 위로 고개를 들었다. 김태균이 4할 타율에 복귀한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2주만이며, 한 경기에 5안타를 터뜨린 것은 지난 2004년 5월25일 인천 SK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다.
지난달 27~28일 이틀 연속 4타수 무안타 그쳤던 김태균은 이후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다시 되찾았다.
역대 8월까지 4할 타율을 기록한 마지막 선수는 지난 94년 해태 이종범이다. 그해 이종범은 8월21일, 팀경기수 104게임까지 4할 타율을 지켰다. 이후 배탈 증세로 페이스가 처져 3할9푼6리로 시즌을 마쳤으나, 프로 원년인 82년 4할1푼2리를 기록하며 유일한 4할 타자로 남은 백인천 이후 가장 오랫동안 4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로 기록됐다. 이후 18년만에 김태균이 8월에 4할 타율에 오른 타자가 됐다. 지난 87년에는 삼성 장효조가 8월19일까지 4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시즌은 3할8푼7리로 마감했다.
김태균이 시즌 마지막까지 4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는 방법 밖에 없다. 특히 부상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6월 김태균은 오른손 엄지 부상 때문에 6경기나 결장하는 등 고생을 한 적이 있다. 타율 4할이 붕괴됐고, 슬럼프도 지속됐다. 현재 김태균의 몸상태는 괜찮은 편이다.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충분하다.
여기에 몰아치기가 필요하다. 홈런이든 타점, 안타든 주목할만한 기록을 세우려면 단기간에 폭발할 필요가 있다. 이날 LG전처럼 한 경기 5안타를 터뜨릴 경우 타율 관리는 훨씬 쉬워진다. 몰아치기의 비결은 선수 자신만이 알고 있다.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을 때의 타격폼과 선구안에 관한 느낌이며 감이다. '3할의 예술(The Art Of Hitting .300)'의 저자인 찰리 라우가 "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곧 다가올 슬럼프를 대비하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는데, 타격은 사이클을 탈 수 밖에 없다. 즉 좋을 때의 타격감을 최대한 길게 유지해야 한다.
김태균은 홈런 욕심 없이 정확히 맞히는 타격으로 고타율을 유지하는 타자중 한 명이다. 타격 자세를 보면 타격시 왼발을 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채 허리의 회전력으로 배트를 돌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공을 맞히는데 집중하기 위한 타격폼이다. 지금과 같은 타격폼에 수정을 가하지 않는 이유는 '정확성'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김태균에게는 이상적인 타격폼이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타격폼이 흐트러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화는 46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만약 김태균이 시즌 규정 타석(412타석)을 채우는 순간 4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을 경우 이후 경기 출전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적으로 김태균과 한화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김태균은 여전히 4할 타율에 목말라 하고 있고, 팬들도 30년만의 4할 타자 탄생을 소망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