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김장미(20·부산시청)는 "은메달은 싫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장미는 결선 마지막 시리즈에서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자인 천잉(중국)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막판 재역전에 성공하며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장미는 "은메달을 따고 오늘 잠자리에 누우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하니 마지막 순간 집중이 됐다"며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김장미는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5일째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201.4점을 쏴 본선 591점과 합계 792.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천잉(791.4점)에게 3시리즈에서 역전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다섯발을 모두 10점대에 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김장미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메달이 무겁다는 생각은 드는데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 4시리즈를 남기고 모니터에 2위로 떨어진 게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은메달을 따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보니 별로 좋지 않을거 같았다"며 "그래서 이왕이면 금메달을 따자고 생각하고 다시 집중했다"고 말했다. 경기내내 침착한 표정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정말 떨렸다. 사실 다른 대회에서는 별로 긴장을 안했고 오늘도 별로 안 떨릴 것 같았는데 결선장 들어가는 순간부터 심장이 저 앞까지 튀어나가는 것 같았다"며 20대 소녀답게 솔직함을 드러냈다.
이어 "본선에서 점수를 많이 벌렸지만 그런 상황에서 역전당한 적이 많아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하고 결선을 치렀다"고 돌아봤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느낌을 묻자 "모니터를 보고 금메달 딴 걸 안 순간 '우와 어떡하지' 하는 생각부더 들더라"며 "순간적으로 울컥하긴 했는데 바로 그다음에는 금메달 땄는데 웃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사격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 올림픽 메달을 딴게 20년 만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꼭 금메달 따서 남자나 여자선수나 똑같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하고 런던에 왔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