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1초가 흘러가면 그 안에 야구 경기 1회부터 9회까지 진행할 수 있겠다."
31일(한국시각)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펜셍 에패 개인전 4강에서 한국 대표팀의 신아람이 어이없는 오심에 독일의 하이데만에게 패하자 대한민국이 들끓었다. 경기종료 1초가 남은 상황에서 하이데만의 공격이 성공되기까지는 분명 1초의 시간이 흘렀지만 심판은 공격이 성공됐다고 인정, 신아람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전국민이 "오심도 오심 나름이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밤잠을 설쳤다.
롯데 홍성흔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했다. 요즘에는 어딜가나 올림픽에 대한 얘기가 꽃을 피우는 분위기. 1일 부산 KIA전을 앞둔 롯데 덕아웃에서도 올림픽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하루가 지났지만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펜싱 오심에 관한 것이었다.
홍성흔은 "정말 경기를 보는데 너무 화가나 참을 수가 없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다음날 경기를 치르기 위해 홍성흔은 새벽에 치러진 이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없었다. 그는 "나중에 하이라이트로 경기를 봤어도 화가 났는데 생중계를 봤다면 더욱 화가 났었을 것"이라며 "1초가 그렇게 길다면 그 사이에 야구 경기가 1회부터 9회까지 진행될 수도 있겠다"는 말로 당시 판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홍성흔은 신아람이 국제펜싱연맹(FIE)에서 주겠다고 한 특별상 수상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홍성흔은 "뒤늦게 그런 상을 준다고 해서 받으면 운동 선수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신아람 선수의 용기있는 결정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FIE는 특별 메달이나 트로피를 수여하는 등 신아람의 스포츠맨 정신을 알리자고 대한체육회에 권유했다. 그리고 대한체육회가 이 안을 받아들였지만 신아람이 수상을 거부했다. 신아람은 "단체전에서 하이데만과 대결을 펼쳐 꼭 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