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르 카시야스(31·레알 마드리드)의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수상을 둔 논란이 벌어져 화제다.
카시야스는 유로2008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유로2012에서도 선방쇼를 펼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두 대회와 달리 필드 플레이어 중 특출난 선수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카시야스의 존재감이 커 보인다. 스페인 대표팀 A매치 최다 출전 기록 등 상징성을 갖고 있는 카시야스가 FIFA발롱도르를 수상할 만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축구황제' 펠레가 동조하고 나섰다. 펠레는 6일(한국시각) 스페인 일간지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FIFA발롱도르는 보통 공격수에게 주어져 왔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다소 부당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시야스가 거두고 있는 성과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골키퍼는 공격수와 마찬가지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많은 책임을 갖고 있다"며 카시야스가 올해 FIFA발롱도르를 수상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반대 입장도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중심에 섰다. 레알 마드리드 명예회장이기도 한 디 스테파노는 라디오 마르카와를 통해 "카시야스가 위대한 골키퍼인 것은 틀림없고, 분명 기념해야 할 업적이다. 그러나 현재 축구계에서의 평가기준은 다리를 활용한 플레이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 카시야스에게 FIFA발롱도르가 주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FIFA발롱도르는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FIFA가 수여하던 올해의 선수상과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이 매년 선정했던 발롱도르가 2010년 통합되면서 새롭게 출범했다. 1991년부터 시작된 FIFA 올해의 선수상은 모두 공격수, 미드필더의 차지로 돌아갔다. 발롱도르도 1956년 첫 수상자가 나온 이래 비슷한 흐름을 고수했다. 카시야스와 같은 골키퍼 출신 수상자는 1963년 레프 야신(구 소련)이 유일하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