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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강등 싸움, 더 치열해질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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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겨울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들만의 축제였다. 6위 안에 들지 못한 팀들이 펼치는 그들만의 순위 경쟁은 관심 밖이었다. 올해 겨울은 다르다. K-리그의 하위권 순위경쟁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지켜봐야 한다. 1~30라운드까지 16개팀이 홈앤드어웨이로 경기를 치른 후 1~8위 8개팀이 그룹A, 9~16위 8개팀이 그룹 B에 포진하는 스플릿시스템의 도입으로 강등팀 경쟁 또한 선두 경쟁만큼 뜨겁다. 15~16위 두 팀은 2013년 2부리그로 무대를 갈아 타야 한다.

17라운드까지 치른 현재를 기준으로 그룹 B의 순위 구성을 살펴보자. 시즌 초반 예상과는 다르게 두 팀이 어색한 동거를 하고 있다. 올시즌 윤빛가람 한상운 요반치치 등을 영입하며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한 성남(승점 21·6승3무9패·골득실차 -7)이 9위다. 최근 서울 부산 대전에 3연패를 당했다. 우승후보로도 꼽혔던 성남이기에 충격파는 크다. 지난 23일 대전에 0대3으로 패한 뒤 성남은 성난 홈팬들에게 사과문을 올렸을 정도다. 지난해 7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전남(10위·승점21·5승6무6패·골득실차 -7) 역시 빈약한 공격력에 허덕이고 있다. 14골 밖에 넣지 못하며 최하위 인천 다음으로 득점력에서 바닥을 기고 있다. 성남과 전남은 8위권내 진입이 최우선 목표다.

시즌 초반 대전의 추락으로 김이 빠졌던 강등 경쟁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11위 경남부터 16위 인천까지 승점 7점 차로 촘촘하게 늘어서 있다. 2~3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표는 언제든 요동칠 수 있다. 연패의 순간, 강등권으로 추락한다. 개막과 동시에 6연패에 빠지며 탈꼴찌가 어려워 보일것 같았던 대전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강등권 싸움에 불을 지폈다. 7경기에서 4승2무1패를 기록하며 13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강등 싸움보다 중위권 도약을 꿈꿀 정도다. 꼴찌 대전이 춤을 추자 15위만 피하면 된다며 애써 위로하던 하위권 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광주는 23일 전남을 6대0으로 대파하며 지난 4월 1일 강원전(1대1 무)부터 이어져 오던 84일간의 무승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인천 역시 23일 상주를 1대0으로 제압하고 13경기만에 승점 3을 추가했다. 반면 하위권 대결에서 패한 박항서 상주 감독은 "하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승점을 획득했어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쉽다"며 인천전 패배를 곱씹었다.

현재 순위만 놓고 보면 14위 상주(승점 14·4승2무11패·골득실차 -10), 15위 강원(승점 14·4승2무11패·골득실차 -13) 16위 인천(승점 13·2승7무9패·골득실차 -9)의 하위리그 추락이 유력하다. 상주는 순위와 상관 없이 내년 시즌 하위리그로 추락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사기가 많이 저하된 상태다. 강원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의 부진에 그쳤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가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김상호 감독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인천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정규리그 30라운드까지의 순위는 전쟁의 서막이다. 스플릿시스템에서 열릴 그룹 B의 14개 라운드가 치열한 강등싸움이 진짜 전쟁이다. 강한팀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팀이 강한팀이 되는 K-리그의 겨울. 환희와 눈물이 엇갈릴 팀들의 운명을 지켜보는 재미가 K-리그에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