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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동부화재, 윤리경영은 구호뿐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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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업에서 수년째 고전하고 있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사재까지 출연하며 반도체 사업에 올인해 왔으나 동부그룹의 반도체 회사인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979억 적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6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특별히 잘 나가는 회사가 없는 동부그룹의 유일하디시피한 '돈 줄'은 손해보험 회사인 동부화재보험(대표이사 김정남)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동부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844억원. 올해 1분기에도 87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매년 수천원억씩을 쓸어담는 알짜배기 회사다.

하지만 동부화재가 영업과정에서 각종 탈법과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화재에 대한 종합 검사결과 직원 1명에게 감봉조치를 취한 것을 포함해 6명의 이 회사 직원을 징계하고 42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투명한 회사', '깨끗한 조직', '고객으로부터 존경받는 회사'를 표방하는 이 회사의 윤리경영과는 상반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선 고객기만 행위다.

보험업법 등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계약자 등에게 계약 전 알릴 의무위반으로 해당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계약자에게 지급하는 환급금은 해약환급급 또는 이미 납부한 보험료 중 많은 금액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동부화재는 2010년 4월부터 2011년 8월까지 계약전 알릴 의무 위반을 사유로 계약해지한 797건의 장기 손해보험 계약에 대해 해약환급금을 지급함으로써 이미 납입한 보험료보다 최소 4만원, 최대 420만원을 적게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적에 급급하다보니 모집관련 비용도 마구잡이식으로 뿌려댔다.

보험업법 등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등의 모집성과에 대해 모집 수수료 이외의 성과급을 지급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동부화재는 2010년 10월부터 7개월간 롯데카드 등 4개의 금융기관 보험 대리점에 총 11회에 걸쳐 점포운영비 1억2600만원을 부당하게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계약자의 소중한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간 셈이다.

또 본점의 한 직원은 2009년 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회사가 보험대리점에 지급한 모집 수수료 4200만원 중 4100만원을 본인 계좌로 되돌려 받았다. 이 직원은 이 돈을 보험계약 3건(수입보험료 1억5300만원)의 보험계약자 등에게 제공했다가 적발됐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사람은 그 체결 또는 모집과 관련해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에게 보험계약시부터 최초 1년간 납입되는 보험료의 100분의 10과 3만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의 금품을 특별이익으로 제공하면 안된다.

기업종합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에선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내용과 다르게 규정을 어겨가며 영업행위를 했다. 동부화재가 신고한 이 보험의 사업방법서에 따르면 화재·기업휴지·영업배상책임·기계손해담보 등 3가지 이상의 담보를 결합해 판매하여야 한다. 이 중 한 가지 담보의 보험료 비중이 전체 보험료의 95%를 초과해서는 안되는 게 이 보험의 특징. 하지만 동부화재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1년 1월까지 89건의 기업종합보험을 판매하면서 한 가지 담보의 보험료 비중이 95%를 초과하도록 판매했다.

스스로 만든 규정까지 헌신짝 취급하는 동부화재의 윤리경영이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