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키스신'이다. 이 장르의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이고 이들의 키스신은 이들의 감정을 이어주는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이 내로라하는 톱스타라면 키스신은 더욱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색다른 키스신을 찾아라
최근 들어 로맨틱 코미디를 쓰는 작가들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이제 로맨틱 코미디에서 키스신의 등장은 당연한 상황. 어떻게 임팩트 있는 키스신을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 단순히 입술을 맞대는 것만으로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작가들은 늘 새로운 키스신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인현왕후의 남자'의 지현우와 유인나는 여러차례 키스신을 선보였고 그중 '까치발 키스'라는 색다른 키스신을 완성해냈다. '인형왕후의 남자'에서는 '귀마개 키스' '자동차 키스'등 여러가지 로맨틱한 키스를 선보여왔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 '까치발 키스'는 즉석에서 나오게 됐다. '인현왕후의 남자' 김병수 PD는 유인나가 지현우 발등 위에 올라선 후 까치발을 들고 키스를 나누는 '까치발 키스'에 대해 "사실 즉석에서 탄생한 장면이다"라고 털어놨다.
김PD는 "서로의 감정이 극에 달한 후 나누는 키스였기 때문에 열정적인 키스를 그리고 싶었다. 보통 키스가 정적이기 때문에, 열정적인 모습을 동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고민하던 중 지현우와 유인나의 거리를 좁히면서도 로맨틱하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제안하게 됐다"며 "지현우와 유인나가 까치발 키스 제안에 오글거리고 유치하다고 쑥스러워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KBS2 월화극 '빅'에서는 18일 공유와 이민정의 '흡입키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이번 키스신은 안방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꽤 농도 짙은 키스신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SBS 주말극 '신사의 품격'의 김은숙 작가는 극중 '벚꽃 키스'를 만들어 냈다. '시크릿 가든'에서 '거품 키스'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던 김작가는 이번에는 네 커플이나 등장하는 만큼 색다른 키스신을 많이 준비해놓고 있다는 후문. 이외에도 SBS '옥탑방 왕세자'에서는 '눈물 키스', MBC '더킹 투하츠'에서는 '냉장고 키스'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키스신 배우들은 힘들어
화제가 된 지현우와 유인나의 '까치발 키스'는 배우들을 꽤 괴롭히는 키스신 중 하나였다. 꽤 오랜시간 동안 등장한 이 키스신을 촬영하기 위해 유인나는 지현우의 발 위에서 방송시간보다 10배가 넘게 입술을 맞대고 서있어야 했다.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해본 진한 키스신이어서, 솔직히 부끄럽고 쑥스러웠다"고 말한 유인나는 "매달려 있는 것도 힘들고, 지탱해주는 사람도 힘들었을 거다. 실제로는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았지만, 영상이 정말 예쁘게 나와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빅'의 공유와 이민정은 이번 '흡입 키스'를 이틀에 걸쳐 촬영했다. 촬영 강행군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길다란(이민정)과 강경준(신원호) 서윤재(공유)의 엇갈린 감정을 표현한 키스신이라 배우들의 신경이 예민해질만도 했지만 이들은 금새 몰입해 멋진 키스신을 선보였다.
게다가 키스신을 촬영할 때는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우들의 노력도 눈물겹다. 촬영 전 양치질을 하거나 가글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기본. 이런 기본 매너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토크쇼의 이야기 소재가 되기 십상이다. 조인성은 지난 4월 SBS '고쇼'에 출연해 '봄날' 촬영 당시 고현정과의 키스신을 털어놨다. 그는 "석유난로 위에 오징어와 군밤을 굽고 있었는데 키스신 때문에 먹지 않았다. 그런데 고현정이 먼저 '인성아, 같이 먹고 찍자'고 했다"고 털어놔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오는 20일 첫 방송하는 tvN 수목극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의 주연을 맡은 이진욱 역시 "키스신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구강청결이다. 양치질을 몇번했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 키스신은 드라마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장면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어떻게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히게 로맨틱하면서도 톡톡 튀는 키스신을 만들지가 작가와 PD들의 최대의 고민이다. 임팩트 없는 키스신은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늘 커져가는 시청자들의 요구에 작가와 PD들의 고민은 점점 늘어간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