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될 계획인 가운데, 르노삼성차가 순수 전기차인 SM3 Z.E.를 선보였다.
르노의 플루언스를 베이스로 제작된 SM3 Z.E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준중형급 전기차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일단 올해는 정부 및 자치단체에 500대를 공급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내수 판매 목표량은 2000대 정도다.
▲ 배터리 공간 확보..전장 길이은 중형세단급
르노의 플루언스를 전기차로 개조한 SM3 Z.E.는 SM3 디자인과 거의 같다. 뒷쪽 리어 램프는 비교적 직선이 강조됐던 SM3의 디자인과는 달리 대형의 둥근 선이 강조된 삼각형 스타일이다.
사이즈는 전장이 4750mm로 SM3에 비해 130mm가 늘어났는데, 이는 배터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트렁크를 길게 세팅했기 때문이다. 언뜻보면 준중형차 이면서도 SM5급 중형세단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체가 길다.
배터리는 트렁크 내부에 세팅했는데, 이는 현대차 블루온이나 기아차 레이 EV, 쌍용차 코란도 C 전기차가 차체 하단에 세팅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SM3 Z.E.의 배터리 위치는 퀵드롭 방식을 적용해 배터리를 교환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트렁크는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골프백 두 개 정도를 넣을 수 있을 정도다. 또 앞쪽 A필러 바로 밑에는 전기를 충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며,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는 달리 배기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머플러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실내는 심플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데, 계기판에는 주행거리나 주행가능한 거리 등 배터리 전력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 내연기관 못잖은 주행성, 편안한 승차감 돋보여
SM3 Z.E. 시승은 서울 남대문로에서 시내도로를 타고 일산을 거쳐 자유로 등 고속주행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50여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순수 전기차 SM3 Z.E.는 70kW급 전기모터와 24kW급 리튬폴리머배터리를 탑재했다. 배터리는 현대차 블루온과 기아차 레이 EV에도 얹은 것과 같다.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훨씬 내구성이 뛰어난데다 화재 또는 빗물에도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M3 Z.E.의 성능은 최고속도가 시속 135km를 발휘하며, 한 번 완전충전으로 도심을 주행할 경우 182km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게 르노삼성 측의 주장이다. 배터리는 일반 가정용 220V 전원으로 6~8시간이면 완전충전되며, 급속충전은 30분만에 가능하다.
엔진이 없는 SM3 Z.E.는 시동을 걸면, 전혀 배기음이 들리지 않는다. 시동을 걸지 않은 것과 같다. 액셀을 밟으면 툭 튀어나간다. 내연기관처럼 1단에서 2단, 2단에서 3단 등으로 변속하는 느낌과는 다르다. 여름에 선풍기를 틀 경우 1단이 아니라 곧바로 4단으로 세팅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최대토크가 저속에서 226Nm를 기록한다. 가솔린 2.0 SM3의 최대토크가 19.8kg.m지만, SM3 Z.E.는 23.8kg.m로 훨씬 높다. 시원하게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액셀을 밟아 속도를 높여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인다.
승차감도 기존 SM3와 별 차이가 없으며, 주행시에는 에어컨과 타이어가 굴러가는 소리만 들릴 뿐 매우 정숙하다. SM3 Z.E.에는 변속기가 없다. 대신 감속기를 탑재했는데, 이는 처음부터 최고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구간에서는 내연기관에 비해 파워가 부족하다는 감각은 전혀 없었다. 성인 3명이 타고, 자유로를 통해 고속으로 달릴 때에도 액셀 반응은 비교적 민첩했다.
전기차는 에어컨을 켜고 언덕길을 오르내릴 때에는 힘에 부치는 경향이 있지만, 시승차인 SM3 Z.E.는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파워를 보였다.
▲ SM3 Z.E.의 경쟁력은...
르노삼성이 내놓은 순수 전기차 SM3 Z.E.는 국내 최초로 준중형급 전기차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여기에 차세대 배터리 내구성과 안전성 등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한 것도 장점이다.
내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SM3 Z.E.는 일단 성능 면에서는 기존 SM3 못잖은 파워를 지닌데다, 전기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경제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1년 2만km 주행조건을 기준으로 할 때 SM3 Z.E.는 내연기관 동급 모델 대비 유지비가 1/8 수준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6년 정도 지나면 1400만원 정도를 차이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환경이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막되는 싯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배터리 충전소가 미비한데다, 불합리한 제도적인 미비점 등으로 전기차가 일반 도로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환경이 못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새로운 트렌드다. 업계는 준비됐지만, 정부 정책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아이러니다.
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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