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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설 예능 프로그램 3편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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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신설 예능 프로그램 3편이 이번 주말부터 차례로 전파를 탄다.

MBC 예능의 상징인 '일밤' 1부 시간대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무한걸스'가 17일 오후 5시 20분에 첫 테이프를 끊는다. MBC 자회사인 MBC 에브리원에서 제작한 '무한걸스'는 케이블 초대박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힌다. '무한도전'의 여성 버전으로 기획돼 벌써 5년째 방영 중이다. 이번 지상파 입성에 맞춰 '무한도전'의 인기 아이템 10개를 선정해 자신들의 캐릭터에 맞게 재구성했다. 첫 방송에선 '무한상사'를 패러디한 '무걸 출판사' 편을 선보일 계획이다. 송은이, 신봉선, 김신영, 백보람, 황보, 김숙, 안영미 등 멤버들의 뛰어난 예능감과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이미 검증됐지만, 케이블에 특화된 프로그램이 지상파에서도 먹힐지는 의문이다. '무한도전'의 아성이 워낙 독보적인 데다 두 프로그램의 컨셉트가 충돌하면서 시청자 사이엔 벌써부터 '아류작'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전작인 '꿈엔들'과 '남심여심'이 3개월간 1~3%대 시청률로 고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상실해버린 것도 '무한걸스'의 토대를 더욱 척박하게 만들었다.

같은 날 오후 11시 10분에는 '무작정 패밀리'가 첫 방송을 내보낸다. 이 프로그램도 '무한걸스'처럼 MBC 에브리원에서 제작해 케이블과 지상파에서 방송된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족 버전으로 불리는 '무작정 패밀리'는 대본 없이 주어진 상황에 맞춰 출연진이 자신의 캐릭터를 이끌어나가는 '시추에이션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출연진도 쟁쟁하다. 이한위와 안문숙, 이혜영과 탁재훈, 유세윤, 카라 박규리, 최선웅, 아역 김소현, 차홍 등이 부부, 아들, 딸, 동생 등 다양한 가족 구성원 캐릭터를 맡아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 소통 코드를 그려낼 계획이다. 자못 흥미로운 시도이긴 하지만, 앞서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주얼리 하우스'의 컨셉트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의 사연을 토대로 출연진이 방청객 앞에서 직접 콩트를 꾸몄던 '주얼리 하우스'는 산만한 구성과 알맹이 없는 내용으로 혹평만 들었다. 대본을 바탕으로 했던 '주얼리 하우스'와 달리 '무작정 패밀리'는 대본도 없어 더욱 걱정스럽다. 뚜껑을 열어봐야 실체가 드러나겠지만 '주얼리 하우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주얼리 하우스'는 결국 전면 손질한 모습으로 재도전하게 됐다. 메인 MC 정보석을 제외한 다른 MC들을 대거 교체해 지상렬, 한정수, 박재정 등이 새롭게 투입됐다. 첫 방송에선 야구선수 이종범이 출연해 인생사를 들려줄 예정이다. 프로그램 분위기가 SBS '힐링캠프'와 비슷하다. MC들의 구성도 서로간의 공통점을 찾기 어려워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지 미지수다. 첫 방송 준비가 늦어져 이제서야 21일 편성표에 자리를 잡았다.

MBC는 파업의 장기화로 인한 공백을 외주제작사의 손을 빌려 메웠다. 당장엔 정상화된 듯 보이지만 함량 미달의 결과물이 나올 경우 졸속 편성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작들의 앞날 또한 불투명하다. '무한걸스'와 '무작정 패밀리'는 파업 종료와 동시에 원래 주인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돌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일밤'의 새 코너 '승부의 신'이 파업으로 잠시 제작 중단된 상태고, 일요일 오후 11시는 보도국 시사 프로그램이 방송되던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악조건 속에 출항하는 신작 예능 프로그램들이 MBC 예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