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이 복귀 3경기에 3승을 챙겼다. 이는 김광현 자신은 물론 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두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김광현 본인에게 어깨가 아무렇지 않다는 것 자체가 큰 희망이다. 시즌이 끝난 뒤부터 돌다리를 두드리고 걷는 확인에 확인을 또 하고 진행되는 느린 재활 과정을 이겨내고 돌아온 김광현은 세번째 등판인 14일 LG전서 93개의 공을 던졌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말엔 1사 1,3루의 위기에서 전력을 다해 공을 뿌렸다. 그래도 전혀 몸에는 문제가 없었고 공은 예전처럼 날카롭게 포수 미트를 파고 들었다.
3경기에서 보인 피칭 내용도 좋았다. 16이닝 동안 11안타에 1홈런으로 단 1실점.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7㎞로 예전보다는 덜 나오는 편이지만 그 정도 구속으로도 충분히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3경기에 등판하면서 투구수를 조금씩 늘렸고, 그러면서 구위나 제구가 흔들리지 않은 점은 사실상 김광현이 정상궤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더이상 부상에 대한 염려를 가지고 던지지 않는다. 어깨 부상 우려의 걱정이 머릿속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다.
팀에게도 김광현의 피칭은 가뭄속에 내린 한줄기 단비였다. 김광현이 첫 등판을 했던 지난 2일 KIA전 당시 SK는 1위를 하고있었지만 선발진 붕괴로 최악의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로페즈와 송은범이 부상으로 빠졌고, 선발 한축을 담당하던 윤희상은 첫 풀타임 선발로 피로감이 높았다. 사실상 마리오만이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런 힘든 시기에 부상으로 빠졌던 에이스가 돌아왔고,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매경기 5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면서 팀 마운드가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만약 김광현이 없었다면 선발 붕괴상태에서 그나마 버티던 불펜진도 무너졌을 가능성이 컸다. 김광현 덕분에 SK는 치열한 순위다툼 속에서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로페즈의 대체 선수로 데이브 부시가 합류해 16일 한화전에 첫 등판을 한다. 부시가 선발로서 자리를 잡게되면 김광현-마리오-부시-윤희상의 고정된 4선발이 완성된다. 그동안 선발 부재로 과부하가 걸렸던 불펜진도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
한화 류현진과 KIA 윤석민 등 토종 에이스들이 힘든 시즌을 보내며 외국인투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올시즌. 에이스 트로이카의 마지막 보루인 김광현의 건강한 복귀는 국내 야구팬에게도 즐거움이 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