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SK 정근우가 오랜만에 대포쇼를 펼쳤다.
투런포에다 만루포까지 터뜨리며 혼자서 6타점을 쓸어담은 것. 정근우는 10일 인천 삼성전서 안타 2개를 기록했다. 6월 들어 2안타를 친 것은 처음. 그런데 그 2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4회말에 터진 투런포는 승기를 잡는 홈런이었다. 4-2로 앞선 4회말 2사 1루서 삼성 선발 장원삼으로부터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125㎞의 낮게 오는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홈런을 만들었다.
만루홈런은 그야말로 축포였다. 7-2로 승부가 기운 8회말 2사 만루서 차우찬의 3구째 커브(111㎞)가 높게 오자 그대로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2008년 6월 12일 인천 LG전서 친 뒤 두번째로 기록한 그랜드슬램이었다.
한경기에 2개의 홈런을 친 것도 데뷔후 두번째. 2008년 7월 27일 인천 LG전 이후 처음이다. 6타점은 데뷔 후 처음으로 기록한 자신의 한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어제 분위기가 이어질까봐 걱정했는데 초반 3점을 따고 오늘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정근우는 "두 홈런 모두 변화구가 올 타임이라고 생각하고 변화구를 노렸는데 그 노림수가 통했다"고 했다.
톱타자 본연의 임무인 출루율과 득점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는 정근우의 이날 홈런 2개는 본인이나 팬들에게나 특별한 날에 먹는 별미였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