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까지 플러스 3만 하고 싶습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야구판에서 팀의 현 상태를 얘기할 때 순위 이상으로 많이 사용하는게 플러스(+)와 마이너스(-)다. 승에서 패를 뺀 숫자로 단순한 수치다. 따라서 류 감독이 말한 +3 얘기는 이달말까지 삼성은 승이 패보다 3개 더 많은 걸 의미한다. 9일까지 삼성은 승에서 패를 뺀 숫자가 0이다. 51경기를 했고, 25승25패1무다. 승률 5할로 쉽게 말해 지금까지 반타작을 한 셈이다. 선두 SK는 49경기에서 27승21패1무(승률 5할6푼3리). +6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과의 승차는 3경기다.
류 감독의 +3 목표는 매우 현실적이다. 또 욕심을 담지 않은 목표치다.
일단 이번 시즌은 반환점(67경기)를 향하고 있지만 절대 강자가 없다. 또 물고 물리면서 앞으로 툭 치고 나가는 선두가 없다. 류 감독 뿐 아니라 다수의 지도자들이 이런 박빙의 접전이 6월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 한 팀이 지금 판도를 깨트리면서 독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6월말까지 +3으로 5할 승률을 웃돌 경우, 7월부터 승부를 걸어볼만하다고 본다.
삼성은 현재 잘 버텨주었던 우완 윤성환이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그 바람에 2군에 내려가 있던 불펜 3총사 안지만 권 혁 권오준이 부랴부랴 1군으로 올라왔다. 윤성환의 갑작스런 부상은 이제 선발은 안정을 찾았다고 믿었던 류 감독의 뒷통수를 친 꼴이 되고 말았다.
윤성환이 돌아오고 그동안 기대이하였던 안지만 권 혁 권오준이 다시 불펜에 힘을 불어넣기까지는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
삼성 타선이 요즘 8개팀 중 가장 좋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방망이는 대개 기복이 심하다. 따라서 타선이 항상 잘 쳐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는 없다.
결국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마운드가 더욱 탄탄하고 견고해져야 한다. 투수와 야수들이 흔들리지 않아야 연승을 할 수 있다. 연승을 해야 다른 팀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물고 물리는 이런 판세에선 승패 0에서 승패 +3까지 만드는 데도 제법 긴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이러다보니 삼성은 5할을 어떤 식으로든 사수해야 한다. 지금 5할 밑에서 놀면 팀이 위로 치고 올라갈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게 된다. 심리적으로 계속 불안하게 된다. 그래서 삼성은 9일 SK전에서 2-4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삼성은 9회 드라마 같은 역전쇼로 5대4로 승리하면서 승률 5할을 맞췄다.
앞으로 삼성은 82경기(9일 현재)가 남았다. 이달 말이면 반환점을 돌게 된다. 삼성은 지난해 올스타전 직전까지 2위를 달렸고, 그 후 1위로 치고 나갔다. 그들은 올해 역시 지난해 같은 역전 레이스를 원한다. 언제 승부수를 던져야 할 지를 살피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