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생각보다 약했다. 하지만 승점 3점을 챙겼다. 한 골을 도둑맞은 우즈베키스탄은 졌지만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첫 경기. 이란의 1대0 승리로 끝났다. 동시에 최강희호가 헤쳐나가야할 길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강력해진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2월 25일 최강희호가 전주에서 만났던 그 팀이 아니었다. 당시 최강희호는 4대2로 승리했다. 그 경기때와는 다르게 우즈베키스탄은 최정예 멤버를 모두 불러들였다. 강했다. 중원에서부터 이란을 압도했다. 중앙미드필더 티무르 카파제가 버티고 있었다. 카파제는 능수능란한 공수조율로 팀을 컨트롤했다.
좌우 측면도 인상적이었다. 전반에는 오른쪽 측면에 선 자수르 하사노프가 맹활약했다. 중원에서 올라오는 로빙 크로스 패스에 타이밍을 맞추었다. 공간 침투를 통해 이란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란은 전반 내내 좌우 변화가 심한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에 고전했다. 후반에는 전진배치된 스타니슬라프 안드리프가 눈에 띄었다. 왼쪽 측면을 종횡무진 활약했다.
수원에서 뛰었던 알렉산더 게인리히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넓은 활동 반경을 자랑했다. 최전방은 물론이고 2선, 좌우 측면을 뛰어다니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음에도 승리하지 못한 것은 불운 탓이다. 후반 28분 명백한 골이 노골로 처리된 심판진의 오심이 찬물을 끼얹었다.
비록 패배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자신감을 얻었다. A조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최강희호는 9월 11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에서 만난다. 우즈베키스탄이 이란을 압도했던 만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약했지만 노련한 이란
이란은 예전보다 전력이 약했다. 주장을 맡고 있는 자바드 네쿠남은 분전했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공수를 조율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네쿠남을 받쳐주지 못했다. 특히 최전방에 나선 알리 카리미는 기대 이하였다. 2010~2011시즌 샬케04에서 뛰며 2경기 출전에 그친 후폭풍이 컸다. 올 시즌 페르세폴리스에서 37경기 15골로 부활했다지만 A대표팀 무대에서는 예전같지 않았다. 경기 내내 카리미는 이렇다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기적이면서도 성의없는 플레이로 일관했다.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친 게인리히와는 많은 부분에서 비교됐다. 0-0으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노골적으로 그라운드에 누웠다. 침대축구까지 선보였다. 한 때 아시아축구를 호령했던 스타 선수의 모습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란이 승리를 거둔 것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경기 내용에서 압도당한 이란이 결과까지 안 좋았다면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이란 선수들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노련했다. 후반 막판 기회가 있다는 것을 믿었다. 단 한번 찾아온 기회를 살렸다. 덕택에 경기 내용에서는 졌지만 승점 3점은 수확할 수 있었다. 한 숨 돌린 이란은 팀을 재정비할 시간도 벌었다. 8일 2라운드에서 경기가 없다. 여유를 가지고 6월 12일 카타르와의 홈경기에 임하게 된다.
10월 16일 이란과의 원정경기에 나서는 최강희호로서는 이란의 노련미를 경계해야만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