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처음으로 8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만 뽑았다. 타자의 경우 거포를 뽑는데 정확성을 겸비하기가 쉽지 않고 정면승부를 피하는 한국 투수들에 적응하는 것도 알 수 없다. 또 최근 마운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타자보다는 투수가 더 필요한 상황이 됐다.
한화의 배스나 KIA의 로드리게스처럼 벌써 퇴출된 투수들도 있지만 좋은 성적으로 팀의 보배가 된 선수들도 많다. 외국인 투수가 부문별 랭킹에서 1위에 오르면서 외국인 투수시대가 열리는 조짐이다.
다승 10걸에 6명의 외국인 투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6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는 3명도 모두 외국인 투수다. 두산의 니퍼트와 LG 주키치, 넥센의 나이트 등 한국 야구에 익숙해진 '한국형 투수'들이 또한번 성공적인 한해를 보내고 있다.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인 탈보트가 5승으로 공동 4위에 올라있고, 롯데의 유먼과 넥센의 밴헤켄이 4승으로 공동 8위다.
국내 투수중에선 삼성의 장원삼과 롯데 이용훈, 두산 이용찬이 5승으로 선두를 뒤쫓고 있고, 롯데 송승준도 4승으로 10위내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에서도 외국인 투수들의 이름이 많이 올라있다. 1위는 두산의 이용찬으로 2.20의 좋은 평균자책점을 보이고 있는데 2위 주키치(2.42)와 3위 나이트(2.55)가 호시탐탐 1위를 넘본다. 밴헤켄(2.78)과 유먼(2.80), 니퍼트(3.12) 역시 좋은 평균자책점으로 10위내에 포진돼 있다. 10위 안에 5명이 외국인 투수들.
두산의 프록터는 외국인 마무리로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첫 단독 세이브왕이 보인다. 4일 현재 15세이브로 1위. 지난 2009년 롯데 애킨스가 26세이브로 1위에 오른적 있지만 당시엔 두산의 이용찬과 공동 1위였다. 외국인 선수 세이브 신기록도 가능성이 높다. 2008년 한화 토마스가 가지고 있는 31세이브가 외국인 투수가 세운 최다 세이브다.
역대 외국인 투수가 다승왕을 차지한 것은 2002년 키퍼(KIA·19승), 2007년 리오스(두산·22승) 2009년 로페즈(KIA·14승) 등 세차례 뿐이다. 또 다승 10위 내에 가장 많은 외국인 투수가 들어간 때는 2002년의 5명이었다.
두달간의 레이스에서는 외국인 투수의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뜨거운 여름에 국내 투수들의 반격이 이뤄질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