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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빠진 LG 타선, 자신감 회복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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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롯데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LG는 3대1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투수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은 여전히 타격감이 떨어져 고전했습니다. 특히 자신감을 상실한 듯한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LG가 1:0으로 앞선 4회초 선두 타자 최동수가 우중간 2루타로 출루하자 정성훈은 3구에 희생 번트를 시도해 성공시켰습니다. 2루 주자 최동수를 3루에 보낸 뒤 후속 타자의 타점을 기대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롯데 선발 송승준의 투구가 정성훈의 방망이에 맞은 뒤 최동수가 2루에서 스타트를 끊은 것을 보면 정성훈의 번트는 벤치 사인이 아니라 선수 본인의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희생 번트 사인이 나왔다면 걸음이 느린 최동수가 3루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보다 빠른 스타트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정성훈이 선수 개인의 판단에 의해 희생 번트를 시도했다면 스스로 아웃되며 팀을 위해 주자를 진루시키는 희생정신을 칭찬하기보다 무사 2루에서 정상적인 타격을 시도하지 않은 소극성을 부각시켜야 할 듯합니다. 이후 하위 타순으로 내려가 후속 타자가 타점을 얻기 어렵다면 중심 타자인 정성훈이 강공으로 해결해줬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성훈의 번트로 1사 3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김용의가 삼진으로 돌아섰고 서동욱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LG는 추가 득점에 실패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사 2루에서 정성훈이 번트가 아니라 강공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정성훈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 적극적인 공격으로 적시타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후속 타자에게 맡기는 희생 번트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시즌 초반과 같은 타격감은 아니라 해도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타격하는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용택은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다 헛스윙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3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5월 한 달 간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던 박용택이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0.182로 부진했습니다. 아마도 박용택은 1-1로 맞선 경기 종반 1점 승부로 흐르면서 출루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음 타자가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이민재였음을 감안하면 1사 후 박용택의 기습 번트가 안타로 연결되어 1루에 출루했다 해도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웠습니다. 팽팽한 동점의 균형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장타까지 나올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스윙이 필요했습니다. 3구에 범타로 물러났을 때 박용택의 스윙 또한 어정쩡해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3연전의 두 번째 경기였던 5월 30일 경기에서 2:2로 맞선 10회초 2사 만루에서는 서동욱이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다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습니다. 그에 앞서 정성훈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으며 롯데 김사율의 제구가 흔들렸음을 감안하면 서동욱은 초구에 과감하게 스윙을 하는 것이 바람직했습니다. 때 마침 김사율의 초구는 높게 형성된 실투에 가까웠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서동욱의 기습 번트 실패로 어이없이 LG의 10회초 기회는 무산되었고 LG는 11회말 강민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해 패배했습니다.

타자들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무수한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 팀의 점수, 이닝, 아웃 카운트, 루상의 주자, 상대 투수의 컨디션, 상대 포수의 공 배합 등을 모두 감안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막상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부정적인 결과를 상상하기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타격해야 합니다. 최근 LG 타자들의 타격감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득점력이 지지부진하지만 자신감이 결여된 스윙으로는 결코 타격 부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신감이 결여된 타격으로는 결코 상대 야수들의 틈바구니를 꿰뚫는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http://tomino.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