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85번지.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가 있다. 한국 축구의 명예를 짊어지고 그라운드를 누빌 각급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하는 곳이다.
선수들의 드레스코드는 단 하나다. 대한축구협회의 호랑이 문양이 찍힌 유니폼 혹은 공식 훈련복이다. 감독과 코치진들부터 선수들까지 모두 호랑이 문양을 가슴팍에 새기고 훈련하고 생활한다.
1일 파주NFC 드레스코드 정책에 도전하는 반항아(?)가 등장했다. 윤빛가람(성남)이었다. 그는 7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리는 시리아 올림픽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 나서기 위해 파주NFC를 찾았다. 옷은 평범했다.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눌러썼다. 포인트는 그가 멘 붉은색 백팩이었다. 백팩 전면에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새겨져있었다. 외국 브랜드에서 출시한 2012년 런던올림픽 스페셜에디션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파주에 소집된 선수들에게는 런던행 마지막 기회였다. 홍명보 감독은 K-리거들과 일본,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을 모았다. 시리아전이 끝나고 나면 18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객관적인 경기력에서 앞서는 유럽파들이 들어오면 기회가 줄어든다. 이날 파주에 모인 모든 선수들이 런던행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윤빛가람이 튀었다. 윤빛가람이 뛰는 자리에는 기성용(셀틱)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홍 감독은 수비력을 중시한다. 박종우(부산) 정우영(교토상가) 등 수비력 좋은 미드필더들이 즐비하다. 자칫 잘못하면 런던행 비행기를 탈 수 없다.
윤빛가람은 런던행에 대한 절박함을 가방으로 드러냈다. 그는 "올림픽 본선에 나가고 싶은 절실함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 정말 나가고 싶다. 인생에 한 번 오는 기회다"고 했다. 이어 "멤버도 역대 최강이라는 평을 듣는다. 팀의 일원으로서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 경쟁이 치열해 소집 전부터 많이 생각해 온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런던올림픽에 대한 내 바람은 가방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