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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잘 꿴 롯데 '기록에 선 6월'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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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잘 나가던 때도 있었다. 지난달 7일까지 13승1무8패, 단독 1위. 6할이 넘는 승률이었다.

급추락하기도 했다. 1위를 찍고난 뒤 1승1무8패. 14승2무15패, 6위.

그러나 롯데 양승호 감독은 항상 똑같은 얘기를 했다. "5월까지 5할 승률이 목표"라고 했다. 일단 성공이다. 5월까지 22승2무19패. +3이다. 약간은 여유를 가질 만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구상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다. 롯데는 6월이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달이 될 듯하다. 명확한 이유가 있다.

▶왜 5할 승률이었나

6월의 중요성을 살펴보기 전에 '5월 5할' 목표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로이스터 감독시절 롯데는 뒷심의 팀이었다. 좋은 말로 하면 그렇지만, 시즌 초반 많이 부진했다. 자율야구를 표방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성향때문이었다. 시즌 전 훈련량을 최소화했고, 결국 시즌 초반 부진으로 나타났다. 경기의 감을 회복하고 체력적인 우위를 점한 시즌 후반 롯데는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우승을 하기에는 부족했던 사실이다.

지난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양승호 감독도 이런 팀컬러를 좀처럼 깨지 못했다. 당연했다. 시간이 필요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롯데는 수비와 작전구사력 등 실리야구에 초점을 맞췄다. 투타의 간판인 장원준과 이대호가 빠졌기 때문에 더욱 필요했던 작업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미지수가 너무 많았다. 장원준 이대호의 공백과 FA로 영입한 정대현의 부상이 있었다. 새로 필승계투조에 합류할 김성배와 최대성도 실전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던 상태.

시즌 초반 부진할 경우 모든 팀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하면 5월 5할 승률 유지는 명확하면서도 당연한 목표였다.

▶6월의 불안함

일단 단추는 잘 채웠다. 그러나 이제 또 다른 고비다. 전력 자체가 불안한 롯데로서는 어쩔 수 없는 딜레마다.

일단 롯데의 최상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자. 그동안 롯데의 강점은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안정적인 선발진이었다. 이런 강점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그동안 약점이었던 필승계투조가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정대현이 돌아와 필승계투조에 시너지효과를 심어주는 것이 숙제다. 지금 상황에서 정대현은 늦어도 6월 말에는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것은 최상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단 주전들의 잔부상이 있다.

홍성흔은 등 부위에 담증세가 있다. 잔부상이지만 2~3경기는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허벅지부상에서 회복한 톱타자 김주찬은 아직 자유자재로 도루를 할 수 없다. 자칫 무리하다간 허벅지 부상이 재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3번 중심타선에 포진된 전준우의 상태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여기에 그동안 필승계투조에서 잘 던졌던 최대성도 최근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다.

여기에 롯데에게는 너무나 필요한 정대현의 복귀효과도 장담할 수 없다. 부상에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예전의 구위를 어느 정도 회복했을 지 미지수다. 한마디로 투타의 밸런스가 시너지 효과를 받을 수도, 망가질 수도 있는 시점이다.

때문에 목표는 달성했지만, 롯데 선수단은 긴장감에 휩싸여있다. 게다가 사상 유례없는 춘추전국시대다. 롯데는 3위. 선두와 0.5게임 차. 7위 KIA와 불과 2게임 차다.

상위권 도약도 가능하지만, 조금만 삐끗하면 낭떠러지다. 상황이 좋지 않은 롯데로서는 불안함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기로에 선 롯데. 6월이 너무나 중요한 이유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