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인 '스타리그'(스포츠조선-온게임넷 공동 주최)는 한국 e스포츠의 살아있는 역사라 할 수 있다.
스타리그의 효시격인 99년 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PKO)를 거쳐, 제1회 대회인 2000년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13년간 지속되고 있다. 2010년 프로게이머 승부조작에 이은 블리자드와의 지적재산권 갈등으로 한국 e스포츠는 큰 위기를 맞았지만, 스타리그는 '상록수'처럼 꿋꿋하고 변함없이 e스포츠를 지켜왔다.
이번 시즌부터 '스타크래프트1'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가 팀리그인 프로리그에 도입되면서, 한국 e스포츠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스타리그도 변혁의 시기를 관통하고 있다.
지난 5월15일부터 시작된 '티빙 스타리그 2012'는 사실상 '스타크래프트1'으로 치르는 사실상 마지막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스타리그의 스폰서인 CJ헬로비전 N스크린 브랜드 '티빙(tving)'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병환 상무도 "그래서 그 의미가 더 남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연치고는 너무 재밌게도 최 상무는 1회 대회를 치를 때 하나로통신에서 e비즈 기획팀장을 담당하며 스타리그 후원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스타1'으로 치르는 마지막 스타리그에서도 스폰서사의 담당 임원으로 함께 하게 됐다. 최 상무는 "처음과 끝을 함께 하게 돼 기쁘고 영광이다"라며 웃었다.
티빙은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인터넷과 연결되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어디서나 자유롭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N스크린 플랫폼이다. 현재 200여개의 실시간 방송 채널과 5만여편의 VOD를 제공 중이다.
그동안 '보이스 오브 코리아', '슈퍼스타K 3' 등 오디션 프로그램, 그리고 자동차 경주대회 '슈퍼레이스'를 공식 후원하고 있는 등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스타리그 후원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최 상무는 "서비스 초기 시절 스타리그를 중계하면서 엄청난 시청률이 나와 콘텐츠로서의 파워는 익히 잘 알고 있었다"며 "우리의 핵심 고객층과의 연계점이 상당히 크기에, 스타리그 후원을 통해 여러가지 캠페인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디지털 문화-스포츠 콘텐츠인 e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콘텐츠에 대한 적절한 비용 지불의 당위성을 고취시키고, 이를 통해 공급자들의 의욕을 북돋아 좋은 창작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다시 한번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다.
최 상무는 "젊은 세대들에게 게임과 e스포츠의 파급력은 그만큼 엄청나다"며 "이번 스타리그 후원을 결정하면서 미국에서 유학중인 아들과 배틀넷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한판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은 구세대와 신세대를 이어주는 가교이자 전세대를 아우르는 훌륭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서 열린 '티빙 스타리그 2012'의 16강 마지막 주 경기에선 D조를 제외하곤 A~C조 모두 재경기가 나올 정도의 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다.
D조에서 어윤수(SKT)가 이경민(CJ)을 꺾으며 김명운(웅진)과 함께 8강에 나란히 올랐지만, A조에선 스타리그 4회 우승에 도전하는 프로게이머 랭킹 1위 이영호(KT)가 이신형(STX)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두 선수와 김성대(KT)가 모두 1승2패씩을 기록하며 6월5일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반면 지난 대회 우승자인 A조의 허영무(삼성전자)는 전날 이미 3승째를 거두며 8강에 올랐다.
또 B조에서도 지난 대회 준우승자인 정명훈(SKT)이 유병준(삼성전자)를 제압하며 3승으로 8강에 선착했지만, 유병준 유영진(CJ) 변현제(STX)가 나란히 1승2패에 머물며 역시 같은 날 단 1명에게만 주어지는 8강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혈전을 펼치게 됐다. C조 역시 신대근(STX)이 나란히 1승2패를 기록중인 김민철(웅진) 신동원(CJ) 등과 함께 재경기를 갖게 됐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