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께서 만루홈런을 바라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LG 윤요섭이 강력한 대타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31일 부산 롯데전서 1-1 동점이던 9회초 2사 만루서 김기태 감독이 김태군 대신 타석에 내보낸 선수가 윤요섭. 지난 24일 1군엔트리에 들어온 이후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특히 대타로 나와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그리고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롯데 불펜의 핵심인 김성배로부터 좌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무서운 8할(5타수 4안타) 타자가 됐다.
윤요섭의 천금같은 안타 덕분에 LG는 9번째 5할 승률의 고비에서 다시한번 살아나는 뚝심을 보였다.
"중요한 찬스에서 나에게 대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상대 투수의 투구를 보면서 타이밍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윤요섭은 "실제로 나오니 공이 생각보다 빨라 타이밍을 일찍 잡고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타석에 나가기전 코칭스태프로부터 조언을 들었냐는 질문엔 "감독님께서 '무슨 생각하냐'고 물으시길래 '아무 생각안합니다'라고 대답했는데 '만루홈런을 생각해라'고 하셔서 감독님이 만루홈런을 바라시는구나라고 생각해 그 비슷한 것이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팀 생각 뿐이다. 윤요섭의 포지션은 포수다. 그러나 윤요섭은 "포수로는 전혀 도움이 되는게 없어서 방망이라도 잘쳐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포수로서 보완할게 많은데 일단 동료들이 잘 안되는 부분을 메워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모두가 똘똘뭉쳐 팀을 생각하는 마음. LG가 고비마다 꺾이지 않고 다시 살아나는 이유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