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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ACL 8강서 초강세 사우디 팀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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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자존심은 지켰다. 그러나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철퇴축구' 울산 현대가 30일 일본 가시와 레이솔을 3대2로 꺾고 K-리그 4룡 중 유일하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다. 첫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팀들의 초강세다. 8강 무대에 무려 3팀이나 올라왔다. 알 이티하드를 비롯해 알 힐랄과 알 알리다. 이번 시즌 출전 쿼터가 4장에서 3장으로 줄어들었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역대 사우디 팀들이 모두 8강에 진출한 것은 2009년 챔피언스리그가 확대, 개편된 이후 처음이다. 사우디 팀들은 챔피언스리그 전통의 강호다. 한국(9회), 일본(5회)에 이어 아시아클럽대항전 역대 우승 3위(4회)에 랭크되어 있다. 준우승도 6차례나 된다. 마지막으로 우승컵에 입맞춘 것은 2005년이다. 알 이티하드가 아시아 정상에 섰다. 알 힐랄도 조 1위를 기록한 뒤 16강전에서 바니야스(UAE)를 7대1로 대파했다. 유병수는 4골을 폭발시키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알 아흘리는 알 자지라(UAE)에 승부차기 끝에 이겨 8강에 진출했다.

둘째, 일본 J-리그의 몰락이다. 2010년에 이어 2년 만에 일어난 참사다. J-리그에선 감바 오사카, FC도쿄, 가시와 레이솔, 나고야 그램퍼스가 아시아 정벌에 나섰다. 16강까지의 행보는 좋았다. 나고야, 가시와, 도쿄 등 3팀이 진출했다. 그러나 16강에서 줄줄이 덜미를 잡혔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광저우 헝다와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 각각 도쿄와 나고야가 무릎을 꿇었다. 지난시즌 J-리그 우승팀 가시와는 울산의 '철퇴'에 맥을 추지 못했다.

울산은 다음달 14일 추첨을 통해 8강 1차전(9월 19일)과 2차전(10월 2일 또는 3일)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른다. 울산이 사우디 팀들과 경기를 치를 확률은 40%에 가깝다. 호주나 우즈벡도 그렇지만 사우디는 시차와 날씨의 변수가 있다. 낮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한다. 5시간의 시차도 난다. K-리그 스플릿시스템이 적용되는 시점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나마 가까운 중국이 낫다. 허나 절대 얕잡아 볼 수 없다. 이장수 감독 사퇴 이후 지휘봉을 잡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 체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하고 있다. 9월 전까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팀이다.

서아시아에서 이란 세파한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조바한과 함께 이란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다. 또 '사커루' 호주 애들레이드도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 울산이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운명은 추첨에 달려있지만 울산이 얼마나 '철퇴축구'를 잘 살릴 수 있느냐가 4강행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