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챔피언' 성남 일화가 우즈베키스탄 리그 1위 분요드코르에게 무릎을 꿇었다.
성남은 2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 0대1로 패했다. 굳게 믿었던 8강행이 좌절됐다.
조별리그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승점 2점차로 꺾고 16강에 올라온 분요드코르는 결국 'K-리그의 무덤'이 됐다.
단 한번의 실책이 뼈아팠다. 후반 7분 골망 왼쪽에서 문전쇄도하는 공격수 무르조에프를 센터백 사샤와 임종은이 막아섰다. 조별예선에서 3골로 팀내 최다골을 기록한 무르조에프의 팔을 잡은 임종은에게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박스 내에서 팔을 잡아당겼다는 판정이었다.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수비수 카리모프가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골키퍼 하강진이 방향을 읽어냈지만 강력한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다.
골운은 지독히도 따르지 않았다.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 윤빛가람-김성준-홍 철-한상운으로 이어지는 패스워크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전반 10분 윤빛가람의 날카로운 슈팅이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전반 19분 절친 홍 철과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문전쇄도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전반 20분 김성준의 중거리슈팅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전반 25분 윤빛가람의 코너킥에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에서에벨찡요의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후반 28분 성남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윤빛가람의 오른팔 프리킥이 골키퍼 네스트로프의 손에 맞고 튕겨져나왔다. 후반 36분 김덕일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윤빛가람의 슈팅이 또다시 골키퍼를 맞고 나왔다. 윤빛가람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신태용 감독도 머리를 감싸쥐었다.
지난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섰다. 지난해 FA컵에서 수원을 누르고 극적으로 우승하며 2년만에 아시아챔피언 재등극을 꿈꿨다. 성남은 2004년 아시아챔피언그리그 결승에서 알이티아드에게 0대5로 대패한 이후 홈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홈 14경기에서 11승을 거뒀던 '안방불패' 성남이 졌다. 실로 뼈아픈 패배였다. 챔피언의 꿈이 16강에서 멈췄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