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 좀 들어주세요."
서울시가 프로야구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서울지역 3개 구단(LG, 두산, 넥센)들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음달 4일 잠실구장 회의실에서 프로야구 지원책 마련을 위한 특별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을 연고로 하는 3개 구단 단장과 대표이사를 비롯해 해설위원 등 야구 전문가, 서포터스 대표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박 시장이 프로야구 현장에 몸담고 있는 각계 각층의 인사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개선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박 시장은 지난 27일 넥센-한화전에 열린 목동구장에 처음으로 방문해 시구를 하는 등 야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올시즌 프로야구 흥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지난 18일 역대 최소경기(126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올시즌 700만 관중 목표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한국사회는 야구만 빼고 모두 불경기'란 말이 회자될 정도다.
서울시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야구 발전을 위해 한 몫 거들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국내 유일하게 2개의 홈구장(잠실, 목동구장)과 3개 프로야구 연고팀을 갖고 있는 거대규모 지방자치단체다.
그동안 야구계에서는 잠실과 목동구장 소유주인 서울시의 운영방식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개선점이 지적돼왔다. LG, 두산이 공동 사용하는 잠실구장의 경우 위수탁사용료(임대료)가 올해 대폭 인상됐고, 광고권도 서울시가 소유하게 돼 한동안 논란 대상이 됐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과도한 수익 챙기기로 인해 프로 구단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야구발전 투자의욕을 떨어뜨린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목동구장은 외야 관중석 문제가 야구팬들의 고질적인 불만 대상으로 오른 상태다. 최근 넥센이 꼴찌의 반란으로 야구흥행의 중심에 서면서 반쪽짜리 경기장 구조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명도가 크게 떨어지는 노후된 전광판 역시 프로구장 같지 않은 목동구장의 창피스런 상징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질수록 이들 구장을 소유, 관리하는 서울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발로 뛰는 현장 시정'을 강조하는 박 시장이 적절한 이 시기에 프로야구 현장과 소통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주변의 기대는 크다. 머리를 맞대는 박 시장과 야구계가 어떤 절충점을 찾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