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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투하츠' 명품드라마 호평에도 시청률 반등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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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더킹 투하츠'가 끝내 시청률 반등에 실패했다. 지난 3월 21일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16.2%로 출발하며 경쟁작을 압도했지만 이후로 시청률은 줄곧 하락해 결국 최하위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더킹 투하츠'는 남한이 입헌군주제라는 가상의 설정 아래, 남북한의 정세와 세계 열강들의 이해 관계, 군산복합체 클럽 M으로 대표되는 자본의 위협과 조종 등 현실적인 맥락을 극에 녹여내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미국의 군사 개입으로 남북전쟁이 발발할 위기에서 이재하(이승기)와 김항아(하지원)는 '결혼'이라는 방법으로 평화를 지켰고, 왕실을 위협하던 클럽 M의 김봉구(윤제문)는 국제법의 심판을 받았다.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가로막았던 건 '전쟁' 같은 흉포스러운 현실이었기에, 사랑의 완성도 현실에 대한 극복을 통해 이뤄졌다.

거대한 스케일에 맞게 연출력과 영상미도 뛰어났다. 하지원, 이승기, 조정석, 이윤지, 윤제문, 이순재 등 배우들의 열연은 말할 것도 없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 등에 가장 자주 올라온 말도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방송을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더킹 투하츠'가 방송 6회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그 시점이 바로 과도한 간접광고(PPL)로 시청자들의 질타가 쏟아질 때였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뼈아프다. '더킹 투하츠'라는 제목을 '던킨 도너츠'에서 착안해 지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을 만큼 PPL이 지나쳤다. 주인공들의 첫 키스신도 협찬사 냉장고 앞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의 맥락이 갑작스럽게 툭툭 끊어지기 일쑤였고 시청률도 뚝뚝 떨어졌다.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남북 문제와 세계 정세를 두루 아우르는 내용도 부담스러웠다. 한 방송 관계자는 "1회라도 못 보면 다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을 만큼 갈등구조가 복잡했다. 편안히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가 낯설다는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사회지도층의 위선을 고발하는 대사와 '절대악' 김봉구 캐릭터의 악행을 통해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했지만 "너무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로맨스와 유머의 비중이 줄어든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이 드라마엔 중국과 미국이 다소 부정적으로 그려진 측면이 있다. 한 관계자는 "해외 판권 수출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극의 주제를 일관되게 밀어부친 뚝심과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소재와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은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을 만하다. 시대의식과 현실문제 등 시청자들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점 또한 낮은 시청률에 가려져선 안 될 '더킹 투하츠'만의 장점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