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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해변에서 나눈 '돈의 맛' 배우들과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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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돈의 맛'의 주연배우들을 만났다. 이국적인 풍광의 칸 해변에서 이들과 유쾌한 이야기를 나눴다. '돈의 맛' 또는 주연 배우 및 감독의 수상 여부는 오는 27일 열리는 이 영화제의 폐막식을 통해 결정된다. 같은 날 진행된 임상수 감독과의 인터뷰를 더해 대담 형식으로 묶어봤다.

-세계적인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수상에 욕심이 날 것 같은데?

▶임상수 감독(이하 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함께 초청됐다. 한국에서 똘똘하다는 중견 감독이 둘이 왔는데 뭐 하나 가져가야지 않겠나. 안 줘도 갖고 가야겠다.(웃음)"

▶윤여정(이하 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수상은 운이다. 우리가 다같이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 만족한다. 나는 그렇게 야심이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이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임상수 감독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최면을 거는 거다."

-윤여정의 경우, 김강우와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였다.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것 같은데?

▶임: "내가 준 대사는 '컴 온 베이비'와 '오래, 길게 해줘야 돼'란 것이었다. 그런데 마무리를 잘 못 짓더라. 진짜 당황하셨구나 싶었다. NG가 나면 또 해야 되니까 어떻게든지 이어나가는 모습이 너무너무 웃겼다."

▶윤: "생전 처음하는 경험인데 내가 김강우한테 노련하게 리드를 해야 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그걸 임 감독은 또 잔인하게 놀리더라. 당황은 몹시 했다. 빨리 끝내려다 보니까 일을 더 그르친 것 같다."

-백윤식과 김효진도 각각의 러브신이 있었다.

▶백윤식(이하 백): "필리핀 배우 마오이 테일러와 베드신을 찍었는데 에피소드가 있었다. 나중에 임 감독이 얘기해줬는데 그 배우가 한 테이크가 끝난 뒤 내 나이가 얼만지 물어봤다더라. 그래서 얘기해줬더니 '그렇게 안 보인다'면서 굉장히 놀랐다고 하더라.(웃음)"

▶임: "김효진의 경우 노출 수위가 아쉽다는 사람도 있더라. 상황에 맞게 연출한 것이지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 그리고 김효진은 결혼한 뒤 이 영화 때문에 신혼 여행도 안 간 여자다. (노출 수위를 높였다면) 남편 유지태에게 내가 한 대 맞았을 거다."

-임상수 감독은 김강우에게 톱배우가 될 것이라 극찬을 했는데?

▶김강우(이하 김): "나에게는 열심히 하라는 부담 아닌 부담을 주신 것 같다. 딱 그 정도의 의미인 것 같다."

▶윤: "너무 정답을 얘기한다. (김강우가 어떻게 될지) 우리가 어떻게 아냐. 점쟁이도 아니고.(일동 웃음)"

▶백: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면이 보인다. 훌륭한 배우가 되지 않겠나 싶다. 연출하는 감독이 그렇게 얘기를 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베테랑 배우들과 젊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면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윤: "얘네들(김강우, 김효진)은 우리(윤여정, 백윤식)가 못 갖고 있는 신선함이 있고 우리는 익숙함이나 노련함이 있다. 얘네는 우리가 못하는 걸 하고 우리는 얘네가 못하는 걸 하고 그런 것 같다."

▶김효진: "선생님들과 작업하면서 앙상블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캐릭터가 혼자 튀지 않고 조화롭게 뭉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백: (김효진에게) "배우로서 그걸 알면 다 된 거다. 작품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공조해서 분위기가 나와야 한다."

▶김: "선생님들과 같이 연기를 하니까 내가 좀 미숙하게 해도 그냥 편하게 받아주신다. 또래 배우들과 할 때와는 그런 것이 너무나 달랐다. 그런 영향으로 솔직히 연기가 너무 편했다."

-재벌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다. 어떤 의도로 만들었나?

▶임: "보통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재벌들의 삶이 얼마나 불행하고 별 게 아닌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은 젊은 사람들이 진짜 일을 하게 해야 하는데 모욕을 주면서 엉뚱한 일을 시킨다. 다만 내가 정의감에 불타서 비판해야지 하는 식으로 만든 영화는 아니다.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그냥 다 보여줬더니 '참 불행하게 사네', '모욕적으로 사네'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 예술작품이라 생각한다."칸(프랑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