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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교수 '김연아 교생실습은 쇼' 발언, 논란의 본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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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광고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김연아(22·고려대)가 이번에는 교생실습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고려대학교 체육교육학과 4학년인 김연아는 지난 8일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진선여자고등학교에서 4주 예정으로 교생 실습을 하고 있다. 22일 CBS FM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한 한 유명 대학 교수가 '김연아의 교생실습은 쇼'라고 규정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날 '황상민의 심리추리' 코너를 진행한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김)연아가 언제 대학 다녔나.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교생실습을 가나"며 "교생실습을 간다는 것은 분명 4년간 수업을 다 들었다는 것인데 김연아는 아니지 않느냐. 교생실습은 그냥 고등학교 가서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연아가 교생 실습은 성실하게 갔나. 교생 실습을 갔다기보다 한 번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이야기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의 발언이 방송을 탄 후 각종 인터넷 게시판은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은 "성실히 교생실습을 하고 있는 김연아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한쪽은 "일반적인 사범대 학생들은 4년간 힘들게 수업 듣고 교생 실습 나가는데 김연아는 수업도 거의 안 들으면서 스타라는 이유로 교생 실습 기회와 자격증, 졸업장 등을 따는 것은 분명 특혜"라며 황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황 교수의 당초 의도는 스포츠스타에 대한 특혜와 과장된 스타마케팅에 대한 비판을 가하며 대학의 적절한 역할을 지적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실제로 "우리는 스포츠 스타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병역 면제도 시켜주고, 스포츠 스타는 그걸로 인해서 나중에 돈도 많이 받는다. 과도하게 특정 스포츠 스타를 영웅시하는 건 조금은 후진국적 행태라는 것은 생각해줘야 된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학은 교육기관이 되길 포기했다. 교육 장사를 하는 기관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거의 교육 장사를 하고 있으면서 아닌 척 하고 사기를 치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겉으로는 아닌 척 하면서 사기 치는 법을 은연중에 배울 위험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그런 교육기관이 된다는 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교수 주장의 본질은 뒷전이 됐다. 논쟁은 '김연아가 과연 성실히 교생실습을 하고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는 "황 교수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이야기해 확실히 피해를 받았기 때문에 법적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경대응할 뜻을 밝혔다. 취재 결과 김연아는 현재 꾸준히 진선여고에 출근 중이며 다른 교사의 수업도 참관하는 등 여느 교생과 다를 바 없는 실습기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선여고의 한 관계자는 "김연아는 누구보다 교생실습을 성실히 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라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교생을 상대로 강연까지 했다"며 "불성실 발언이 어떤 근거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학생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연아가 성실히 교생실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의 교생실습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은 김연아의 활동들이 그동안 광고 출연 등 대중 스타의 모습에 치우쳤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박태환 장미란 등의 교생실습에서는 이 정도 논란이 없었다. '교생실습이 쇼'라는 논란이 나온 것은 대중이 보는 김연아의 이미지가 현역 선수보다는 셀러브리티(저명인사)에 더 가깝다는 방증이다. 맥주광고 논란과 이번 교생실습 논란까지. 김연아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정체성을 세울 필요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