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해설위원이 문학구장을 2년 뒤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제2구장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얼마전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경기전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외부 인사들을 그라운드로 초청해 뭔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알고보니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라고 한다. 수십분 동안 목동구장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허 위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2014년에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야구 종목은 당연히 문학구장이 1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문제는 2구장이다. 당초 조직위원회에서 SK의 2군 구장인 인천 송도의 LNG구장을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자 아시아야구연맹(BFA) 기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 위원이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허 위원은 목동구장을 2구장으로 써야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인천에 있는 야구장도 아닌 목동구장에서 아시안게임을 치러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LNG구장은 관중석도 변변치 않을 뿐더러 시설이 좋은 편이 못 된다. 게다가 인천시 재정이 빈약하기 때문에 LNG구장의 증축이나 시설 개선도 엄두를 내지 못할 상황이다. 자칫하면 아시안게임 주최 도시가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 위원은 "인천아시안게임에도 우리 프로야구의 대표급 선수들이 출전해야 한다. 그런데 시설이 좋지 않은 곳에서 경기하다 다치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나. 그러니 2구장은 목동구장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국이라는 이유로 한국 대표팀만 1구장인 문학구장에서 계속 경기를 한다는 것도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명색이 프로야구가 30년 넘게 진행된 나라에서 관중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단 허구연 위원이 강력하게 주장한 덕분에 목동구장이 2구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목동구장이 서울에 있지만 지리적으로 문학구장과 그리 멀지 않다는 점도 강조됐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