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로 가는 길의 시작점에 섰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과 일본, 호주, 이란 4개국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네 팀 모두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과할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6월 3일부터 시작되는 최종예선 1차전 일정에 맞춰 친선경기를 통해 전력을 점검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4일 스위스로 출국해 31일 베른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한판승부를 펼친다. 한국과 최종예선 A조 수위를 다툴 이란과 B조의 일본, 호주는 과연 어떤 행보를 펼치고 있을까.
▶우즈벡전 앞둔 이란, 알바니아 상대 모의고사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은 27일(한국시각) 터키 이스탄불에서 알바니아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6월 3일 타슈켄트에서 가질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 다분히 초점을 맞춘 일정이다. 2011년 1월 카타르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에 완패를 당했던 이란은 이후 A매치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지난 2일 모잠비크와의 친선경기에서는 3대0 완승을 거두면서 힘을 과시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우즈벡전 뿐만 아니라 12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2차전까지 나설 24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한 상태다. 21일부터 28일까지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갖는 일정을 짜놓았다. 이란의 간판 선수인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과 한동안 정치적 이유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던 알리 카리미(페르세폴리스)가 다시 부름을 받았다. 독일 청소년대표팀을 거쳤으나 이란에서 A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던 아쉬칸 데야가(볼프스부르크)는 시즌 막판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다쳐 소집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일본, 아제르바이잔전서 영건 테스트
B조에 포함된 '영원한 라이벌' 일본은 23일 시즈오카에서 아제르바이잔과 맞대결을 펼친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내놓은 23명의 명단에는 현재 일본이 자랑하는 선수들이 총망라 되어 있다. 맨유 이적설이 불거진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와 부상에서 갓 회복한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 뿐만 아니라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 오카자키 신지(슈투트가르트) 등 10명의 해외파가 포함됐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우승의 주역 이충성(사우스햄턴)은 시즌 막판 부상하면서 수술을 받아 당분간 출전할 수 없는 상태고, 마이크 하베나르(비테세)는 자케로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아제르바이잔전을 치른 뒤 6월 3일부터 시작될 최종예선 3연전 일정에 나설 최종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일본은 아제르바이잔전에서 기존 멤버보다는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일본의 축구 천재로 불리는 미야이치 료(볼턴)의 활약상이다. 미야이치는 아스널 입단 후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올 초 볼턴으로 임대된 이후 기량을 꽃피웠다. 볼턴 완전이적설까지 불거질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A대표팀에서도 여세를 몰아갈지에 이목이 쏠려 있다. 미야이치는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야이치 외에도 이란계 일본인인 미드필더 하세가와 아리아자스루(도쿄)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한 수비수 사카이 히로키(가시와)도 아제르바이잔전에서 테스트를 받을 전망이다.
▶느긋한 호주, 한국과 비슷하네
홀거 오지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최강희호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종예선 톱 시드를 배정 받으면서 6월 9일에 최종예선 1차전 일정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호주는 6월 3일 코펜하겐에서 덴마크와 친선경기를 가진 뒤 9일 무스카트에서 오만과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6월 12일에는 안방에서 조 수위 경쟁자 일본과 맞대결을 펼친다.
오지크 감독은 일찌감치 3연전에 나설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팀 케이힐(에버턴)을 비롯해 마크 브레시아노(알 나스르), 해리 키웰(멜버른), 브랫 홀먼(애스턴빌라), 마크 슈바르저(풀럼), 루카스 닐(알 자지라) 등 그동안 호주의 간판 역할을 했던 노장들이 다수 포함됐다.
최근 아시아 외국인 선수의 허브 역할을 하는 호주 답게 아시아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사샤(성남)와 맥카이(부산)가 당당히 호주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조슈아 케네디(나고야)와 알렉스 브로스케(시미즈), 마크 밀리건(제프 지바), 매튜 스피라노비치(우라와)가 오지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