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진 마운드에서 발을 힘껏 차보고 싶었다."
최향남(41)이 돌아왔다. 고향팀 KIA다. 지난 90년 KIA 전신인 해태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최향남은 2004년 재입단 이후 세번째로 고향팀 유니폼을 입게 된다 .
지난 주말 광주에 온 최향남은 21일 광주구장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선동열 감독, 이순철 수석코치, 이강철 조규제 투수코치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46개를 던졌다. 합격점을 받았다. 선 감독은 "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최향남은 테스트 후 친 형 집이 있는 창원으로 갔다. 롯데 시절 신세를 졌던 곳. "형 집에서 짐을 챙겨 주말에 광주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는 계약 조건 등에 대해 "구단에 위임했다. 결정해서 알려주실 것"이라며 백의종군의 뜻을 비쳤다.
늘 새로운 도전의 삶을 살았던 풍운아 최향남. KIA 입단은 그의 현역 야구인생에 종착역이다. 통증을 털어낸 최향남은 올 초 미국 휴스턴으로 건너갔다. LG 시절 후배 투수였던 김혁섭씨가 코치로 있는 크리스쳔 스쿨에서 3개월 여 운동을 하며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18개 팀까지 두루 노크했다. 하지만 불혹의 투수에게 돌아온 답변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시기적으로 늦었던 것 같다. 더 이상은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해외진출에 대한) 마음을 내려 놓았다"고 말했다.
야구팀에서 3개월 정도 " "재기할 기회가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롯데에서 아프고 난 뒤 야구를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해 초 롯데 캠프 당시 이후 정식 마운드에 서본 것이 처음이다. 다른 건 없다. 경사진 마운드에서 발을 힘껏 차보고 싶다"며 설레임을 표시했다.
이제는 돌아와 고향팀 앞에 선 영원한 도전자 최향남. "선수 시절 알던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반겨 주시니 참 고맙더라"던 그는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1년을 하든 5년을 더 하든 어디라도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2주 정도 밸런스를 잡으면 정상 회복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 최향남은 계약이 마무리되는대로 오는 27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