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은 그동안 힘들었다. KIA와의 주말 3연전이 벌어지기 전 롯데는 10경기에서 1승1무8패.
선수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속은 정말 쓰렸다. 롯데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는 그는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갑갑한 마음에 자정에 세탁기를 돌리기도 했고, 물걸레질을 하기도 했다.
19일 부산 KIA전. 1-0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던 4회. 강민호의 결정적인 좌월 스리런 홈런이 터지자, 그제서야 양 감독의 표정은 밝아졌다.
특유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강민호가 덕아웃으로 들어오기 직전, 옆에 있던 배트걸에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결국 강민호는 양 감독의 옆에 선 배트걸에게 먼저 하이파이브를 한 뒤 양 감독과 손바닥을 마주쳤다.
양 감독은 "오랜만에 송승준이 잘 던졌다. 그리고 적시에 강민호가 잘 쳤다"고 했다. 송승준은 이날 6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는 KIA에 6대1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부활의 시동을 건 롯데. 그동안의 양 감독의 마음고생을 보상받은 달콤한 승리였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