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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SM, 햄버거까지 만든다고? 연예 기획사들, 신규 사업 투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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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하곤 한다. 스타 탄생은 곧 돈방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박'의 빈도가 현격히 떨어진다는 점. 이 같은 불안정성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곤 한다.

따라서 연예기획사들이 요즘엔 슬슬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캐시 카우(Cash Cow) 확보에 나선 것. 특히 이런 흐름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키이스트, iHQ 등 코스닥에 상장된 기획사들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하다.

뒤늦게 이런 흐름을 감지한 일부 연예 기획사들은 신규 사업만을 전문적으로 찾는 팀을 구성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거둔 K-POP의 성과가 엔터 관련 주식의 빅 이슈였다면, 올해는 어느 기획사가 새로운 사업을 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진화하는 수익모델

주먹구구식 스타 만들기에서 벗어나면서 연예계에선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무수히 많은 수익 모델이 검토됐다. 그중 가장 '고전적'이면서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온 형태가 소속 연예인을 통한 마케팅 제휴다.

지난 2008년 시작된 싸이더스HQ(현 iHQ)와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의 제휴도 이 연장선에서 파악할 수 있다. 싸이더스HQ는 한예슬 등 소속 연예인과 PPL 지원 등으로 중소규모였던 카페베네의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 덕분에 카페베네는 불과 4년 만에 국내 커피전문점 중 최다 매장 수(720개)의 주인공이 됐다.

연예기획사의 자체 신규 사업이라고 하면 응원봉이나 티셔츠, 머그잔 등 주로 연예인 관련 기념상품(MD)을 제작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배용준을 모델로 한 곰인형 '준베어'가 200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매년 3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등 국내 MD 시장은 약 3000억원대 규모로 연예 기획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이라고 알려졌다.

최근엔 보다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큰 흐름은 엔터테인먼트를 외식과 숙박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얼굴마담만 한다고? 직접 만들고, 판다

한 관계자는 "소속 배우를 통한 마케팅 제휴는 수익성이 그다지 크지 않다. 장기적인 면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이라 볼 수는 없으므로, 이젠 보다 적극적인 안들이 검토된다"고 밝혔다. 과거엔 기존 업체에 '무임승차'를 해보려했다면, 이젠 직접 2, 3차 산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SM은 지난 2월 하와이 전문여행사 해피하와이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 16일에는 여행업체인 BT&I까지 인수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BT&I를 인수하는데 든 비용만 총 249억원이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크라제버거로 유명한 크라제인터내셔널과 합작해 SM크라제를 설립했다. SM은 올 상반기 중 청담동에 새로운 스타일의 펍(PUB)을 콘셉트로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 밖에 키이스트는 지난 2009년 인수한 일본 상장사 디지털어드벤처(DA)를 통해 유료방송 채널 사업인 DATV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초 가입자가 1만6000명 수준이었지만 K-POP 인기에 힘입어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인 3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된 YG 역시 신규 사업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신규사업팀을 새로 꾸린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빅뱅 2NE1 등 소속 가수들을 활용한 의류 분야에서의 신규 사업이 구체화 될 전망이다.

이 밖에 손담비, 애프터스쿨이 속한 플레디스는 커피브랜드 '커피츄'를 론칭,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여행업까지 진출한 SM, 그 결과에 시선집중

최근 신규 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SM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또 첫발을 내디딘 여행업의 결과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M은 오는 26일과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주니어 월드투어 슈퍼쇼4 인 서울 앙코르' 콘서트와 관련해 해외 팬들을 위한 여행 상품을 직접 판매했다. 해피 하와이를 SM타운트래블로 사명을 바꾼 뒤 처음 판매한 이번 상품은 일본,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9개국 팬들을 대상으로 판매됐으며 2박3일 일정에 130만원 내외의 상품이었음에도 단숨에 매진을 기록했다.

이어 SM은 여행업체 BT&I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드라마 제작 및 글로벌 영상 콘텐츠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당장 SM이 8월 방송을 목표로 제작 중인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결과에 따라 BT&I 인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SM 측은 "우리는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회사이므로 콘텐츠를 중심으로 K-POP 열풍에 이어 K-컬쳐로 이어지는 전 세계적인 관심과 막대한 수요를 SM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 스타, 브랜드와 결합 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며 "여행업과 외식업으로의 확장은 '메이드 바이 SM'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부가가치 창출의 사업 중 하나"라고 밝혔다.

▶신규 사업은 기획사의 생명 연장에 필수

연예 기획사가 최근 여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매니지먼트 사업이 갖고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구조 때문이다. 제조업은 일반적으로 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실패 요인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지만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주관성과 불확실 요소가 크게 개입한다.

실제로 연예기획사는 부침이 심하다. 소속 연예인의 흥망성쇠에 따라 소속사의 명운이 갈릴 수 밖에 없다. 최근 강호동이나 김구라가 갑작스런 외부 변수로 활동을 중단하자 해당 소속사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각 기획사 입장에서는 들쭉날쭉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무 사업이나 할 수는 없다. 실제로 대형 기획사에는 한달이면 수 십가지의 신규 사업이 접수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실제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는 10%도 되지 않는다. 그 중 외식업과 여행, 쇼핑몰 관련 사업이 주로 추진되는 것은 연예 기획사 입장에서는 소속 연예인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우윤철 미래에셋 연구원은 "연예 기획사의 신규 사업은 초기 단계에선 지출이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연예인은 계약 기간이 있는 만큼 그 기간 내에 여러 신규 사업을 통해 최대한 활용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