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5월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주황색으로 하나가 되었다. 제2회 서울교육가족 한마음달리기 축제가 12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서울시 교육청이 주최하고 SC컴즈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1만 250명(초중고생 5900명, 학부모 2950명, 선생님 1400명)이 참여했다. 따뜻함과 활동, 친절을 의미하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은 경쟁이 아닌 참여, 승부가 아닌 배려, 고독이 아닌 소통을 생각하며 달렸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학생, 부모, 스승이 녹색의 공원에서 만났다. 더불어 배우고, 함께 뛰며 녹색의 바다에 뛰어들자"며 "오늘은 시합도, 경쟁도 아니다. 함께 손잡고 걷고 달리며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무대"라고 말했다. 곽노현 교육감은 출발에 앞서 학생들에게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를, 부모들과 교사들에게는 '얘들아, 정말 사랑한다'를 외치며 달려가기를 제안했다. 개그맨 이동윤과 오나미의 흥겨운 사회와 서울관광고생들의 축하 난타공연으로 분위기가 상승된 가운데 참여자들은 스트레칭과 대화로 몸과 마음의 근육을 풀었다.
출발의 신호가 울린 오전 10시 무렵은 마라톤 최적 조건이었다. 구름이 태양을 가린 가운데 섭씨 18도 기온과 초속 2m의 살갗을 스치는 향기로운 서풍은 절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어머니와 손을 잡은 초등 여학생, 아버지와 같은 모자를 쓴 남중학생 등 가족단위, 학급단위,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달렸다. 코스는 평화의 공원에서 하늘공원을 잇는 3km와 노을공원까지 달리는 5km, 평화의 공원, 한강공원, 양화대교를 오가는 7km 등이었다.
가장 긴 7km도 걸어서 60분, 자전거로 15분 이내 거리다. 참가자들은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달리는 마라톤을 넘어 대화하는 마라톤으로 승화됐다. 가족과 친구와 스승의 스몰토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완주 시간은 30분도, 1시간도 걸렸다. 심지어 2시간이 넘기도 했다. 경쟁이 아닌 마음을 나누는 대화의 달리기, 소통의 마라톤이 된 덕분이다.
달리는 도중에 디카로 사진을 찍고, 또 달리는 가족도 많았다. 뛰다가 시원한 강바람에 심호흡을 하고, 먼 산을 바라보는 중학생도 있었다. 한참을 걷다가 어린 아이의 종아리를 주물러주는 엄마의 모습, 이웃 가족과 아예 걸으면서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장면도 이어졌다. '용원이' 등 대형 상징 깃발을 앞세운 몇몇 학교 학생들은 단체로 속도를 조절하며 뛰었다. 교기를 앞세우고 붉은 망토 복장을 한 영일고 학생들은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큰 목소리로 힘을 불어넣고, 사진 촬영도 해주는 등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이 학교 김동환 군은 "이틀 전에 중간고사가 끝났다. 3학년 2개 학급이 이정현 선생님의 인솔로 참가했다. 먼저 레이스를 한 친구들이 마지막에 오는 친구를 기다려 함께 골인했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지하철로 월드컵 공원을 찾은 강일중학교 3학년 한지은, 남윤희, 신채연 양은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라인댄스를 즐긴다. 그 덕분에 체력도 충분하다. 친구들과 함께 달리니 기분이 더욱 좋다"며 즐거워했다. 문현중학교 2학년 허선호 군은 "5km를 친구들과 순식간에 달렸다. 초등학교 때 운동을 많이 한 덕분에 즐겁게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참가한 최인성-임지은 부부는 "토요일에 늦잠을 자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 아이들이 더 잘 달렸다"며 뿌듯해 했다.
사랑과 나눔과 배려의 잔치인 이날은 단체로 참가한 학교도 많았다 특히 광신정보고, 선정중, 신서초등학교 등 30여 개교는 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교장선생님이 달린 학교도 양재고, 개봉중, 동답초등학교 등 20여 개교에 이르렀다. 학부모 학생 교직원이 함께 어우러진 봄날의 소통과 축제의 한마당 시상 기준은 질서유지, 협동, 배려 등이었다. 한마음상은 동답초, 강일중, 영일고가 받았다. 또 어울림상은 용원초, 영등포중, 미양고가 수상했고, 아름드리상은 길원초, 중산초, 선일여중, 선정중에 돌아갔다.
성계숙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완주한 모든 학생에게 메달을 선물했다. 경쟁보다는 참여와 협동의 의미를 키워주기 위함이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건전한 사고와 건강한 신체발달을 위해 토요스포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오늘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과 부모와 사회가 행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주 기자 s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