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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종료 직전 5분을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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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네요. 굿이라도 지내야 하는지."

'경기 시작, 경기 종료 5분을 조심해라'는 축구계의 오랜 격언이 있다. 경기에 대한 감각을 찾지 못한 시작 후 5분과 체력이 떨어지는 종료 전 5분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가장 떨어지는 시점이다. 이 시간대에 골도 많이 터진다. 그래서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경기 시작, 경기 종료 5분을 조심하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인천에게 종료 직전 5분은 말그대로 '마의 시간'이다.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다잡았던 승점을 놓친게 벌써 3번째다. 인천은 11일 성남 원정경기에서 후반 43분 한상운에게 골을 허용하며 0대1로 무너졌다. 5일 전북전(3대3 무)에서도 후반 44분 에닝요, 추가시간 이동국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지난달 22일 울산전에서도 0-0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후반 43분 마라냥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대1로 석패했다. 경기 내용에서 모두 앞서있었기에 뼈아픈 결과들이다.

인천의 후반 집중력 부족은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인천은 김봉길 감독대행 부임 이후 공격적으로 팀 컬러를 바꿨다. 박준태 문상윤 김재웅 등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강호를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는 용맹한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 강한 압박과 계속된 2선 침투를 강조한다. 많이 뛰는 축구를 구사하다보니 후반 막바지 선수들이 체력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라 경기 운영 능력면에서도 다소 떨어진다. 인천은 올시즌 후반에 실점한 9골 중 7골이 30분 이후에 허용했다.

김 감독은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한 고비만 넘기면 되는데 그걸 못넘네"라고 씁쓸하게 웃은 뒤, "그동안 득점을 못하는게 숙제였는데, 집중력 부족이라는 또 다른 숙제가 생겼다. 선수들과 함께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특별한 해결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고민스럽다. 김 감독은 "분명 경기력은 좋아지고 있다. 성남, 울산, 전북 같은 강호를 상대로도 우리 공격력이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마지막에 무너지는 것은 역전승 같은 경기를 한번만 하면 극복할 수 있다. 전술적 부분이면 훈련으로 극복하는데 집중력 부족 문제는 그럴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서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은 '김봉길표 공격축구'를 앞세우며 반격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제 남은 숙제는 이를 유지하는 꾸준한 경기력과 후반 집중력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