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기러 왔다."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적지에서 최종전 승리를 향한 화끈한 출사표를 내밀었다. 15일 오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텐진 테다와의 원정전을 앞두고 14일 텐진테다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기려고 왔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르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다. '무관중'이라는 것도 우리에겐 행운일 수 있다"며 조1위, 16강행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성남-텐진전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4월 3일 나고야와의 홈경기에서 0대3으로 완패한 후 관중들이 물병과 오물을 투척하고 난동을 부린 텐진 측에 대한 징계를 확정 발표했다. 신 감독은 무관중 경기에 대해 "내일 열리는 무관중 경기는 이제까지 축구생활하면서 처음이다. 생소하다. 우리 선수들에게 무관중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게 집중하고 방심하지 말자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성남에겐 호재다. 현재 5경기에서 1승4무, 승점 7점으로 2위 나고야 그램퍼스와 동률이다. 골득실차에서 2골 앞섰다. 16강에서 원정경기의 체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1위가 절실하다. 조별 예선 5경기에서 3무2패, 승점 3점으로 단 1승도 건지지 못한 텐진을 상대한다. 이미 상대의 탈락이 확정된 데다 편파적인 응원이 없는 만큼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했던 부분은 부상을 절대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심하지 말고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준비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성남에서 열린 홈1차전에서 한상운이 선제 헤딩골을 넣고도 후반 텐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1대1로 비겼다. 이와 관련 신 감독은 "홈에서 톈진과 1대1로 비긴 것은 우리로서는 아쉬운 결과였다.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고 못박았다. "한국에서 경기 일정이 상당히 많다.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남은 시즌 시작할 때는 안 좋았지만 최근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 만일 중계가 나가면 성남이 좋은 팀이라는 것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성남이 2010년 아시아챔피언답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16강 탈락이 확정된 요시프 쿠제 텐진 테다 감독은 "우리는 이미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프로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관중도 없다. 선수들의 열정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그러나 선수들이 열정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잘 독려할 생각"이라는 간단한 각오를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