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경기가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겠는걸."
삼성 류중일 감독은 내년 시즌에 2연전 일정이 많아진다는 점과 관련해 낮경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프로야구 9구단 체제가 확립됨에 따라 내년 시즌엔 2연전 일정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홀수 구단 체제에서 어쩔 수 없는 결과다. KBO측에서도 일정 짜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털어놨다.
1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토요일 경기가 문제가 될 것 같다. 토요일 새벽에 이동을 마친 뒤에 숙소에서 몇시간 잠도 못 자고 2시 경기를 위해 야구장에 나오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짝수 구단 체제하에선 3연전이 기본이다. 그런데 내년엔 2연전 주간이 생긴다. 기존의 화수목-금토일 시스템에, 화수-목금-토일 일정이 끼어드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전날(10일) 부산에서 롯데와 12회 연장을 치렀다. 그후 주말 잠실 경기를 위해 서울로 이동했다. 서울의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4시30분이었다. 선수들은 "가방 빼서 방에 올라가니 훤하게 날이 밝을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지금까지는 이런 일이 생겨도 별 문제가 없었다. 금요일 경기가 밤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연전 체제에선 같은 일이 토요일 새벽에 벌어질 수 있다. 이동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토요일 경기가 TV 중계 등으로 인해 오후 2시에 열릴 때가 있다. 결국 선수들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서너시간 잔 뒤에 비몽사몽 몸상태로 경기장에 가야한다는 의미다.
류중일 감독은 "옛날에 (7개 구단 체제일때)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강조할 때 낮경기를 많이 하면서 실제 그런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2연전 일정 자체가 잦은 이동 때문에 피곤한데, 극단적으로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경기하는 악조건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됐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