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년에 -9였다고 말해줬지."
11일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청주구장. 양팀의 사령탑인 한화 한대화 감독과 롯데 양승호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양 감독이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치를 때마다 한 감독의 감독실을 따로 찾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 이날은 홈팀의 훈련이 끝날 즈음 경기장에 도착한 양 감독을 한 감독이 찾았다.
평소와는 달리 짧은 대화를 나눈 후 헤어진 두 감독이었다. 양 감독은 "우리는 작년 -9까지 갔었다"는 말을 건넸다고 했다. 최하위로 처져있는 한화를 이끌며 마음고생이 심할 한 감독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 초반 5할 승률을 기준으로 9경기나 패수가 많았던 적이 있었다. 당시 양 감독의 마음고생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한화가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적다. 양 감독은 "작년에 우리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며 "선수들의 템포가 한 번만 살아나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한화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SK 이만수 감독 역시 시즌 초반 프로야구 판도에 대해 얘기하며 "최하위로 처져있지만 한화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무서운 팀"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에이스 류현진이 건재한 한화는 브라이언 배스 때문에 구멍난 외국인 투수만 수혈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연 양 감독의 한 마디가 한 감독에게 힘이 됐을까. 시즌은 아직 초반이다.
청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