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관중 700만명을 목표로 잡은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흥행 신바람을 내고 있다. 98경기를 소화한 10일 현재 입장관중은 총 152만6533명.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7만1753명보다 20%가 증가했다. 경기당 평균관중도 1만2977명에서 1만5577명으로 늘었다.
최근 몇 년 간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올 해는 초반부터 분위기가 심상찮다. 흥행 호재가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하고 알차다.
▶대형구장 연고팀들의 선전
우선 2만7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안방으로 쓰고 있는 롯데(부산 사직구장)와 두산, LG(이상 잠실구장), SK(문학구장)가 상위권에 포진해 팬들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다. 프로야구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대도시를 연고지로 하면서, 홈구장 관중 수용 규모가 크고, 성적까지 좋으니 흥행이 안 될 수가 없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SK는 경기당 평균관중이 1만4932명에서 2만1058명으로 늘었다. 흥행을 주도해온 롯데, 두산, LG와 함께 평균관중 2만명대 반열에 오른 것이다.
SK, 두산과 함께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 또한 올해도 변함없이 평균관중 2만2655명을 기록,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 라이벌 LG와 두산도 지난해 대비 관중수가 각각 21%, 4% 증가했다.
1위 SK와 7위 삼성의 게임차는 3경기. 상위팀과 하위팀의 간격이 크지 않다보니 모든 경기가 흥행매치다.
▶'엘넥라시코'의 힘
새로운 라이벌 매치도 흥행에 기름을 부었다. '엘넥라시코'로 불리는 서울 연고팀 LG-넥센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흥행폭발로 이어졌다.
서울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넥센의 올해 총 관중은 11만3307명. 지난해보다 무려 76%가 증가했다. 경기당 평균 9442명으로 삼성(8908명)과 KIA(8956명), 한화(7396명)보다 많다.
올시즌 4차례 1만2500장의 티켓이 매진됐는데, 모두 평일이었다. 롯데전이 2경기였고, 9일과 11일 벌어진 LG전이 연속으로 매진됐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쳤던 넥센이 시즌 초반 선전하면서 흥행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까지 무기력했던 천덕꾸러기 넥센이 이택근 김병현을 영입해 이미지를 일신했고, 이제 성적까지 내면서 당당하게 흥행카드로 일어선 것이다.
▶해외파 효과
올시즌 박찬호가 선발 등판한 홈경기 3게임과 원정 2게임 모두 만원을 기록했다. 상대팀의 성적, 라이벌 구도, 프랜차이즈 규모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져 흥행을 만들어내지만, 박찬호의 티켓 파워는 확실했다. 한화는 올시즌 초반부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보다 관중은 17%가 증가했다. 오성일 한화 홍보팀장은 "박찬호와 김태균 효과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주중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 모두 입장권이 다 팔렸다. 한화는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로 시즌 초반 홈경기를 청주구장에서 진행했다. 뒤늦게 치른 대전구장 개막 3연전이 모두 만석을 기록한 것이다. 구장 리모델링과 박찬호 효과가 당분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음 주 선발 등판 예정인 김병현도 넥센의 관중 동원에 힘을 실어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