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잠실 두산-SK전이 열리기 전. SK 덕아웃 안쪽 복도에서 정근우가 있다. 두산과의 두 경기에서 모두 4타수 2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9일 6회초 공격에서 정근우가 날린 전광석화같은 타구가 두산 2루수 허경민에게 잡혔다. 허경민에 최대한 점프해서 잡아낸 메이저리그급 수비. 여기에 대해 정근우는 "아깝죠. 그런데 뭐 어쩔 수 없죠"라고 말한 뒤 싱긋이 웃으면서 "저도 뭐 많이 잡아내니까"라고 재치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때 최 정이 지나간다. 올 시즌 초반 최 정은 2할4푼4리로 그렇게 좋지 않은 타격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정근우 : (최) 정아~. 요즘 선수들 많이 개명하던데. 이름 바꾸고 난 다음부터 잘 하더라. 너도 이름 좀 바꿔라.
최 정 : (정근우의 가벼운 농담에 최 정이 반응한다) 형. 뭘로 바꿀까.
정근우 : 음. 요즘 홈런은 많이 때리니까, 홈런 어때. 최홈런.
최 정 :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형. 너무 1차원적이야. 최홈런은 아닌 것 같아.
정근우 : 그럼 뭘로 할까.
최 정 :(그러자 싱긋이 웃으면서 얘기한다) 꽃님이. 최꽃님으로 할꺼야. (이상하다. 정근우가 함박웃음을 활짝 짓는다)
정근우 : 그래. 넌 역시 내 동생이야. 꽃님이 좋지.
(두 아들의 아빠인 정근우의 아내 홍은숙씨는 7월 초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예쁜 공주님이다. 태명은 꽃님이.)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