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가 6일 첫 생방송 경연을 마쳤다. 폭발적인 성량을 지닌 가수들이 포진해 '죽음의 조'라는 타이틀이 붙었던 A조에선 이은미, JK김동욱, 이수영이 상위 3팀으로 선정돼 '이달의 가수전'에 진출했고, 하위 3팀으로 뽑힌 백두산, 이영현, 박미경은 '고별 가수전'을 준비하게 됐다. 그리고 3년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1위로 뽑힌 이수영은 순위 발표 후 환호성을 지르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생방송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가수들이 얼마나 생방송 경연에 대한 압박이 심했는지를 엿보게 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가수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실수를 했다. 극도의 긴장감에 목소리가 떨렸고 음정이 순간적으로 불안해지기도 했다. 무대에서 전주가 나오기 전에 심호흡을 하는 모습에서도 압박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공연을 마치고 나올 때는 얼굴이 붉게 상기돼, 현장 MC들과의 인터뷰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한 모습이었다.
경연을 지켜보는 대기실의 풍경도 무대와 비슷했다. '나가수1'에서는 동료들의 무대를 지켜보며 환호도 하고 편안하게 코멘트를 했던 것과 달리, '나가수2'의 대기실은 경직돼 있었다. 즉흥적인 감흥이 아니라 생방송 카메라에 맞춘 반응이어서 코멘트나 표정도 다소 부자연스러웠다. "노래는 없고 서바이벌만 남았다"고 한 어느 시청자의 날카로운 비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그러나 우려가 컸던 생방송 진행은 예상보다 매끄러웠다는 평가다. 무대, 대기실, 객석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구성은 '나가수1'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고 대기실과 현장 MC의 마이크가 꺼지는 등 자잘한 방송사고도 있었지만, 속도감 있는 진행은 객석과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여기엔 MC를 맡은 이은미의 공이 특히 컸다. 현장을 이끌고 경연에도 참가해야 해서 누구보다 부담스러웠겠지만, 곡 소개와 적절한 농담을 곁들인 여유로운 진행은 무대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장 MC를 맡은 박명수와 노홍철, 박은지는 몇몇 말실수에도 불구하고 재치와 순발력으로 웃음을 유발하며 공연 사이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개그로 팽팽한 긴장감에 숨통을 틔어준 박명수에 대해 어느 시청자는 "동시간대 '런닝맨' 유재석과 맞붙어 존재감을 드러낸 박명수가 최대 수혜자"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연 결과는 공정성 시비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김영희 PD는 현장평가단 500명의 투표 결과와 재택평가단의 문자 투표 결과가 엇갈렸고, 이 둘을 40대 60의 비율로 합산했을 때 또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현장과 안방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프닝쇼에서 12명의 가수 중 기대되는 가수 1위에 뽑혔던 이영현이 특유의 드라마틱한 고음 창법 대신 서정적인 편곡에 도전했다가 하위 3명에 들었다는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는 13일엔 김건모, 김연우, 정엽, 박완규, 박상민, 정인이 경연에 나선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