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이청용(24·볼턴)의 출전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그라운드에 투입되는 순간, 볼턴 리복스타디움의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청용이 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EPL 경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 23일 맨시티전 이후 약 11개월만이다. 공식 경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 경기 이후 약 10개월 만. 이청용은 이 경기에서 프로 생활 이후 처음으로 큰 부상을 입었다.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수술과 재활 치료를 병행했다. 지난 3월 부터 복귀설이 솔솔 흘러 나왔지만 이청용과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안전'을 택했다. 이청용의 몸상태가 정상이 되기까지 기다렸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지난달 24일 복귀를 위한 첫 스타트를 끊었다. 1군 훈련에 합류, 첫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 4일에는 위건과의 비공식 2군(리저브)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75분을 소화했다. 복귀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 사이 볼턴은 강등권을 헤맸다. 36라운드까지 승점 34(10승4무22패·골득실차 -31)로 18위에 처져있었다. 1부리그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QPR(승점 34·9승7무20패·골득실차 -23)에는 골득실차에서 8골차로 뒤져 있다.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웨스트보로미치전에서 승리가 절실했다. 코일 감독은 이청용을 올시즌 처음으로 교체 명단에 포함하며 배수진을 쳤다.
처음에는 이청용의 출전이 미뤄지는 듯 했다. 볼턴은 전반 24분 페트로프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후반 27분 웨스트브로미치의 자책골로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후반 30분 웨스트브로미치에게 추격골을 허용하자 코일 감독은 후반 37분 이청용을 투입했다. 발놀림이 가벼웠다. 수비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걷어내며 처음으로 공을 만진 이청용은 역습에 적극 가담했다. 10여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이청용은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했다. 후반 45분 웨스트브로미치의 모리슨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2대2로 경기를 마쳤다. 승점 35를 기록한 볼턴은 이날 스토크시티를 1대0으로 제압한 QPR(승점 37)과의 승점차가 2점으로 벌어졌다. 시즌 최종전(스토크시티전) 결과에 따라 강등 혹은 잔류의 운명이 결정되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