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게 공백은 적이다.
손끝 미세한 실밥 차이에도 예민한 그들. 아예 공을 놓고 있던 시간이 길면 길수록 '영광의 재현'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을 사나이'로 불리던 뉴욕 양키스 특급 좌완투수 앤디 페티트(40)가 그 어려운 공백깨기에 도전 중이다. 그는 2010년 시즌 후 은퇴했다. 240승138패, 평균자책점 3.88의 대단한 통산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등판 기록이 전혀 없다.
1년 쉬고 다시 공을 잡았다. 7일(한국시간) 트리플A 경기에 등판했다. 선발 5이닝 동안 8안타, 2볼넷으로 5실점(3자책). 탈삼진은 5개에 92개 중 59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기대 이하였다. 본인도 AP와의 인터뷰에서 "오프 스피드 공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원한 만큼 예리한 맛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페티트는 흔들리는 양키스 선발진에 힘을 보탤 '구원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키스 선발진은 에이스 C.C.사바시아를 제외하고는 총체적 난국이다. 선발진 성적은 11승12패, 평균자책 5.55. 그나마 사바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진 성적은 7승12패, 평균자책 6.07로 악화된다. 프레디 가르시아는 선발에서 아예 빠졌고, 필 휴즈도 최근 반짝 호투 전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
페티트의 메이저 합류는 조만간 이뤄질 예정. 이르면 이번 주말, 늦으면 그 다음 주초 쯤이다. 문제는 구위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앤디의 스피드가 4회 이후 다소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워낙 경험 많은 베테랑인만큼 자기 조절 능력에 기대를 걸어보는 수 밖에 없다.
'공백'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페티트. 그가 다시 변함 없는 모습으로 빅리그를 호령할 수 있을까. AL 동부지구 하위권에서 고전중인 양키스의 올시즌 성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