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에서는 통산 2000안타 기록에 관련된 화제가 뜨겁다.
지난달 28일 니혼햄의 이나바 아쓰노리(39)가 일본프로야구 사상 39번째로 통산 2000안타를 기록했고, 지난 4일에는 야쿠르트의 미야모토 신야(41세)가 역시 2000안타를 달성했다. 두 선수는 1995년에 야쿠르트에 입단한 동기생이고(미야모토는 대졸후 실업팀을 거쳤기 때문에 나이가 두 살 많다), 똑같이 통산 1976경기째에 2000안타를 달성했다는 점도 큰 화제가 됐다.
여기에 소프트뱅크의 고쿠보 히로키(40)도 6일 현재 통산 2000안타에 10개만 남긴 1990안타를 기록중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2000안타 기록이 쏟아져 나오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삼성 이승엽의 '한-일 통산 2000안타' 기록이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2003년까지 1286안타를 치고 일본에 진출했다. 일본에서 지바롯데와 요미우리, 오릭스에서 8년을 뛰며 686안타를 기록. 한일통산 2000안타까지 28개를 남긴 채 한국에 복귀했다. 이어 올시즌 6일까지 26안타를 쳐 2안타만 더하면 대기록을 달성하게 돼있다. 빠르면 8일 롯데전에서 2000안타에 도달할 수도 있다.
한국프로야구 통산 2000안타는 양준혁(전 삼성)이 2007년 6월에 사상 처음으로 달성하고 그 다음해인 2008년 9월에는 전준호(현 NC 코치)가 뒤를 이었다. 30년의 프로야구 역사상 단 두 명밖에 없는 대단한 기록이다.
한-일 통산 2000안타의 경우 지금까지 단 한 명이 달성했을 뿐이다. 지난 3월말 전격 은퇴를 선언한 이종범(전 KIA)이다. 이종범은 2010년 7월9일 한국 통산 1714호 안타를 쳐 일본에서 기록한 286안타와 합산해서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은 안타 2개를 치면 이종범에 이어 두번째 영웅이 된다.
과거에는 백인천(전 롯데 감독)이 일본 생활 20년간 1831안타를 쳤지만 아쉽게도 한-일 통산 2000안타에 34개 모자란 1966안타만 기록한 채 배트를 놓았다.
이승엽의 기록 달성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그 기록에 바짝 다가선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LG 이병규(배번 9번)다. 이병규는 7일 현재 한-일 통산 1975안타를 기록중이며 25개의 안타를 더하면 2000안타에 도달한다.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프로야구 출신 타자들이 일본에 가서는 기대만큼 성적을 못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처럼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걸 보면 착실하게 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까워지고 있는 이승엽과 이병규의 한-일 통산 2000안타에 큰 박수를 보낼 준비를 하자.<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