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화가 극도의 위기를 맞았다.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 팀 성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더니 에이스 류현진까지 무너졌다.
류현진은 2일 LG전에서 5이닝 동안 홈런 포함 6안타 3볼넷 5실점(5자책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 경기에서 5자책점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해 5월26일 SK전(6자책점) 이후 1년만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화는 5명의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꾸리지 못해 힘들게 버텨왔다. 비록 한 경기이긴 하지만 믿었던 류현진마저 난조를 보이면서 한화의 고민은 훨씬 깊어졌다.
현재 한화 선발진에는 커다란 몰락없이 버티고 있는 자원이 최고령 박찬호(39)만 남은 상태다.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할 때 더 우울한 상황이다.
19경기를 치른 2일 현재 한화는 5승14패로 최하위. 같은 19경기를 치렀던 지난해 4월 26일 현재(5승1무13패)와 비교하면 1패가 더 많아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지만 이런 상태라면 공동 6위로 가능성을 보였던 지난해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당장 발등의 앞의 불처럼 떨어진 숙제를 하루속히 해결해야 한다.
우선 외국인 투수 보완이 시급하다.
한화 선발진은 사실상 무너진 상태다. 가장 큰 원인이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던 안승민과 양 훈이 올시즌 부진했고, 김혁민은 선발진에 합류하지 못한 여파도 있지만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감이 허망하게 무너진 영향이 너무 치명적이다. 배스는 2경기(선발 1경기)에서 48.60이나 되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군으로 내려간 상태다. 외국인 선발투수는 8개 구단 공히 커다란 기대를 갖고 내밀 수 있는 필승카드다. 하지만 한화의 경우 배스가 빠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고, 그렇지 않아도 성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동료 선수들의 불안감이 가중됐다. 한화는 지난해 데폴라를 5월말까지 17경기(선발 5경기)에 기용했지만 1승3패로 부진한 바람에 퇴출시킨 과오를 겪었다. 한화 구단 딴에는 발빠르게 나선답시고 지난달 19일 김장백 육성팀 대리를 미국을 급파해 대체선수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보름이 되도록 뚜렷한 소식이 없다. 미국 등 해외리그도 시즌 초반이라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선뜻 한국행에 나서는 자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더 지체할 수 없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류현진마저 주춤했고, 국내 투수 가운데 선발로 전환시킬 자원도 없는 한화의 사정이라면 외국인 투수 보강이 더 화급하다. 새 외국인 투수의 품질을 떠나 배스로 인해 생긴 심리적 상처를 치료하는 게 반전 드라마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한화의 실책도 치명적인 약점이다. 2일 현재 한화는 실책 16개로 넥센(17개) 다음으로 많다.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실책이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실책이 더 문제다. 수비 전문 후쿠하라 일본인 코치까지 영입해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맹훈련을 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량의 문제가 아니다. 마음의 문제다. 한대화 감독 등 한화 구단 내부에서 인정하는 대목이다. "타구를 처리할 때 겁을 먹은 듯 위축된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다. 실책이 자꾸 쌓이다 보니 이를 의식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 같다"는 게 한화의 내부 진단이다. 한 감독은 "실수를 할 때 하더라도 과감하게 플레이하려는 근성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