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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길 감독대행에 소중했던 승점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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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단계씩 올라가야죠."

승점 1. 그 흔한 무승부만 해도 얻을 수 있는 점수지만 김봉길 인천 감독대행에게는 큰 벽과 같았다. 선수 시절 자신의 발끝으로 숱한 승점 3을 만든 그였지만, '감독'이라는 꼬리표만 달면 고개를 숙였다. 매경기 승리를 위해 밤새 고민했지만 돌아온 것은 패배 뿐이었다. 29일 전남과의 경기 전까지 그의 감독 성적표는 7전7패였다.

김 감독은 허정무 감독의 자진 사퇴 후 갑작스레 인천 지휘봉을 잡았다.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 15일 상주전(0대1 패)에서는 징계로 스탠드에서 지휘를 해야 했다. 22일 울산전에서 공격축구로 전환하며 승리를 노렸지만 종료 직전 마라냥에게 골을 허용하며 0대1로 무너졌다. 울산전 후 김 감독은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패했다는 속상함에 소주 한잔을 했다. "축구 참 어렵네." 김 감독이 뱉은 한마디였다. 그는 "전에 페트코비치 감독이 그만두고 감독대행 했을 때는 정신이 없었다. 두번째인만큼 당시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전남과 0대0으로 비기며 첫 승점을 획득했다. 의미있는 1점이지만, 정작 김 감독은 자신의 감독 커리어에 첫 포인트를 올린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는 "이제 겨우 1점 올렸을 뿐이다. 개인적인 느낌보다는 일단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어웨이서 승점을 획득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한단계씩 올라갈 수 있는 계기는 마련한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인천은 전남전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전반 17분 전남의 이종호가 퇴장당하며 수적 우세를 얻었다. 인천은 전남을 압도했지만, 골을 터뜨리는데 실패했다. 김 감독은 "승리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게 축구인 걸 어떡하겠나"고 말했다.

김 감독 앞엔 수많은 과제들이 놓여있다. 일단 득점력을 회복해야 한다. 인천은 김 감독 부임 후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설기현의 어깨에 짊어진 짐이 너무 크다. 김 감독은 설기현을 돕기 위해 정 혁과 최종환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경험 부족으로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번즈와 이보, 두 외국인 선수는 5월 중순이 넘어서야 복귀가 가능하다. 김 감독은 "선수 보강도 할 수 없으니 연습으로 극복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지만 일단 선수들의 힘을 믿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의 해결책은 선수간 경쟁 체제 돌입이다. 그는 "앞으로 골키퍼 뿐만 아니라 모든 포지션은 경쟁 체제다. 훈련을 통해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다"고 천명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