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클럽하우스 입구에 있는 메모판에 눈에 띄는 표가 있었다.
매주 수요일자 마다 선보이는 스포츠토토와 함께 하는 2012년 '스포츠조선 프로축구 선수랭킹'이 그것이다. 제주는 발표되는 선수랭킹 점수 중 제주 선수 포인트만을 추려서 매주 선수들에게 공개한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포인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피며, 지난주 활약을 정리하고 반성한다.
선수랭킹 점수가 메모장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변명기 제주 사장의 지시 때문이다. 스포츠조선 선수랭킹을 유심히 본 변 사장은 정확도와 공신력을 인정해 선수 관리에 활용하라고 했다. 제주 자체의 선수 평가 기준이 있지만 외부의 잣대와 비교해본다면 더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시행 후 반응이 좋다는 평이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사실 축구는 수치화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잘했는데 기록상으로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랭킹 점수는 구체적인 점수로 나오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기에 편한 측면이 있다. 우리 기준과 함께 미팅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스포츠조선 선수랭킹은 K-리그 선수들의 기량과 팀 기여도 등 선수들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수치화한 랭킹이다. 선수의 활약도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세밀한 평점 산정 기준을 적용한다. 출전점수(선발 5점, 교체 3점)와 승무패 점수(승 5점, 무 3점, 패 0점)를 기본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친 득점과 도움에 가중치를 둔다. 공격수에 비해 조명을 덜 받을 수 밖에 없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수, 골키퍼는 무실점 경기의 출전시간에 비례해 점수를 배정한다. 여기에 16개 구단 코치로 이루어진 평가위원들이 매 경기 팀별로 MVP를 선정해 가산점을 준다. 전문가의 눈을 통해 공헌도가 높은 선수를 가려내기 위한 시스템이다.
4월 넷째주 현재 산토스(브라질)가 167점으로 제주 뿐만 아니라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박 감독은 "제주 출신이 여기 1위에 오른거 처음 본거 같은데"라며 웃었다. 산토스도 본인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을 보고 만족했다고 한다. 자일(브라질·전체 8위·122)과 배일환(15위·112), 서동현(16위·110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